<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혹시 당신이 '봄날의 곰'일지도 모르니깐요..
자기가 좋아하는.. 혹은 자기와 만나는 남자들 마다 차이기만 하는 여자 현채(배두나 역). 그런 현채에게 티는 내지 않지만 친구라는 명목으로 유치원때부터 그녀 주변에서 그녀를 위하는 남자 동하(김남진 역). 자신의 꿈이었던 승무원은 커녕 지금은 대형 할인마트에서 계산이나 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현채는 꿈도 이루지 못하고 연애전선도 언제나 흐림인 자신의 삶에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던 그녀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던 길에 화보집에 적혀있던 어떤이의 메모를 발견하게 되고 얼굴도 보지 못한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쪽지에 적힌 대로 계속해서 책을 빌리게 된다. '지하철 가족 정액권'으로 고백만을 기다리고 있던 동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불안해 하는데...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용이 감독의 첫번째 작품이다. 난 그를 어떤 영화프로그램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에 진행자로 처음 봤었는데... 그의 작품이 이거였다니;;
이 영화는 어렸을 때 부터 친구였던 두 주인공의 서로간에 느끼는 순수하고 맑은 감정들을 화려하지는 않은 소박하면서도 잔잔한 영상으로 아름답게 그려낸다. 특히 영화가 몇개의 섹션로 나눠져서 진행이 되는데 그때의 장면들이 참 인상적이었고 개인적으로 사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참 좋은 장면들이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이런 걸 '디지털리터칭'이라고 하던데.. 자세한건...;;;)
영화에 쓰려진 OST 또한 이런 영상과 잘 어울린다. 잔잔하면서도 때론 발랄한 느낌의 음악들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달하기에 적절하였던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멘스가 빠진 멜로... 라고 할까??
그들 사이에 맴도는 감정들에 전혀 끌리지 않는다. 어쩌면 김남진의 조금은 부족한 연기력때문에 두 케릭터간의 밀도가 낮아졌지 않은가... 생각되어 진다. 그의 표정이나 비주얼... 좋다.. 하지만 왜 난 그가 입을 열어 말을 시작하기만 하면 영화 속 동하 김남진이 아니라 그냥 김남진을 느끼게 만드는 걸까;;; 그리고 책에 적혀있는 어떤 이의 메세지는 충분히 영화의 극적 구성이나 연출을 보여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밋밋한 뿐이다. 잔잔한 영상이나 음악에 그러한 연출들이 묻혀버린건 아닐까.
이러한 코드의 영화들은 우리나라 관객들이 아주 좋아하는 소재인듯 하다. 최근에 개봉한 '청춘 만화'뿐만 아니라 다른 로맨틱 코미디류 영화들을 보면 이런 설절들이 되게 많이 분포한다. 하지만 많이 개봉하는 만큼 실패하는 영화들도 많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이런 설절의 영화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뻔한 스토리에 심심하고 밋밋한 연출을 가지고 그저 이쁘고 잘생긴 주인공들에게 의존하여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도 뻔한 설정이지만 그 속에 있는 '책으로 전해진 어떤 이의 사랑의 메세지..'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조금더 이쁘게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참으로 아쉬운 영화인듯 하다.
영상은 이쁜 영화... 하지만 그 이상을 느끼기에는 뭔가가 부족한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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