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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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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5 오전 12:16: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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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소재가 진부하지만 진행은 색다른 영화라고. 재치가 돋보이는 그런 영화라고. 모 일간지에서 이렇게 써놓은 영화추천기를 보고 혹시나 이게 영화사 홍보자료를 그대로 베낀 기사가 아닐까 했지만, 그래도 믿고 영화를 봤다. 이름도 거창한 [프린세스 다이어리!] 그러나, 그 기사가 영화사 보도자료와 똑같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나오게 된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애초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런 "신데렐라 신드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은 신데렐라→공주(드물지만 왕자)→낯선 환경에서의 실수및 어려운 난관→ 난관 극복및 해피 엔드의 전형 공식을 벗어나질 못한다. 최근 슈렉에서 이런 공식에서 벗어났지만, 그 역시도 해피엔드로의 결말은 극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를 만들때, 새로운 참신한 아이디어로 이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영화는 "신데렐라 신드롬"을 환상적인 동화이야기로 꿈꾸는 관객이거나 "볼 영화 없어서 어쩔수 없이 아무 기대없이 보는 연인"들의 영화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는 그런 영화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음에 틀림없다.
그냥 파마해서 풀어헤친 사자 갈기같은 머리에 커다란 뿔테 안경을 낀 대인공포증이 있는 여학생의 할머니가 나타나서 자신이 유럽의 작은 나라의 여왕이라고 한다. 이혼한 아버지는 왕세자였다가 얼마전에 사망했고. 공주이기를 거부하던 소녀는 왕실 파티때까지만 공주 수업을 받고 왕세자로서의 결정은 그 이후에 하기로 한다. 우여곡절끝에 결국 소녀는 공식적으로 공주로 취임하기로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어지게 된다. 이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중간에 어떠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소녀로서의 공주의 삶을 보기위해 함께 공주와 수행원도 없이 LA시내를 돌아다니다 사고를 만나는 여왕의 재치있는 모습도, 친구들이 공주인 소녀를 이용하는 모습도 참신하다면 참신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영화속에서 소녀는 공주로서의 역할을 포기할것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듯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겨둔 16살때 줄 선물이었던 일기장속에 들어있던 편지 한장에 도망가던 것까지 포기하고, 남들 앞에서 발표할때마다 토하기까지 하던 모습은 난데없이 명 연설을 하는 모습도 예상과 한치도 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그렇고 그런 뻔한 영화였다.
이번 가을에도 여러편의 로맨틱 코미디 혹은 멜로 영화가 개봉되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아메리칸 스윗하트, 프린세스 다이어리 그리고 이 영화와 한국 영화 봄날은 간다등이 얼른 떠오르는 영화들이다. 외국 영화들이 전부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봄날은 간다는 허진호 감독의 전작 8월의 크리스마스와 비교되면서 좋다 나쁘다의 논쟁속에서 예상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조폭마누라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가을에 이렇게 코믹 영화가 승승장구하는 것은 그만큼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가 관객들의 수준에 도달하는데 실패했다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 영화에서도 입맛에 맞는 영화를 골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식의 전형적 헐리웃 영화는 더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런 영화가 귀여운 여인처럼 흥행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더이상 하기 힘들것 같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란 영화가 주는 올 가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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