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왕의 남자>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그 시각, 유아독존의 <괴물>을 침몰시키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일본 침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는 영화라 여기지만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 <괴물>과, 그다지 경쟁작이 없는 시기를 잘 만난 덕이라 생각한다.
2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인 작품 답게 특수효과도 좋았고, 스케일도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200억이라는 액수도 우리 돈으로 환산해서 그렇지 일본 물가에 비교하면 그리 많은 돈도 아니고, 헐리우드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영화 중간 몇 번 나오는 화산 폭발이나 지진 등의 장면은 고작 수 초 정도 씩 짧게 나와 감탄할 새도 없이 사라지고, 무너지는 건물과 도망치는 사람들을 합성하기 귀찮았는지 -미리 대피 시키긴 했지만- 지진으로 무너지는 도심엔 단 한 사람도 없어 맥빠지게 하고, 보통 재난 영화가 그렇듯 본 영화 역시 히어로가 재난을 막는 것으로 영화가 끝나버려 후지산이 분출하며 일본 열도가 침몰하는 명장면은 볼 수 없게 되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이 나오는 사랑 이야기는 대체 왜 넣은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다른 영화도 이쯤이면 한 번 쯤 등장시키니까 우리도 넣자"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던 건지...
그 어울리지도 않는 분위기에서 나온 키스신에 많은 관객들이 웃음을 떠뜨렸다.
정말 비장하고 안타까워야 할 무거운 분위기에...
시사회를 통해 공짜로 봤기에 그나마 볼만한 영화였단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