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다지 보러가야지 생각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직업상 보고싶은 영화목록에는 올라있었던 영화이다.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우리의 숨어있는 반일감정을 교묘히 이용한다. 굳이 원제목이나 영어제목에는 없는 "1억2천만 최후의 날" 이라는 카피를 부제로 달았다.
영화내용은 제목과 동일하다. 지진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한 지구상의 멘틀 대류작용에 의해 급격한 지각변화가 일어나면서 단 1년만에 일본이 바다속으로 가라앉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험담이다.
영화 평론을 쓰고자 함이 아니니 내용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표끊어서 보시기 바라고...
영화는 전체적으로 엉성하다. 볼거리, 즉 건물붕괴, 도시파괴 모습은 어색하지 않고 생생하게 특수효과로 잡아 내었지만 긴장감있는 연출력이 부족하고, 재난영화와 러브스토리를 무척 서투르게 섞어서 긴장의 집중을 방해한다.
처음부터 나는 과연 일본 각 도시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게 궁금했다.
실제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의 이 곳 저 곳을 잘 비춰준다.
일본의 대표적 이미지인 펼쳐진 후지산 자락으로 쌩하니 달려가는 신칸센의 모습을 시작으로
하코다테 어시장을 해일이 덮치기도 하고
나고야역의 메리어트 호텔이 넘어가고, 도쿄 시부야 109도 쓰러진다. 다이세츠산, 나가노, 후쿠오카, 센다이.... 눈에 익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아소산이 분화하며 구마모토성은 날아온 화산석에 파괴되고 모리타워(롯퐁기힐즈)가 넘어가고, 오사카 도톤보리는 이미 바닷속에 잠겼다.
우리의 동해안과 마주한 이시카와현의 나나오, 도야마 등지의 씬에서는 "한국이나 북한으로 개인적으로 선박을 이용해 도항해도 불법입국으로 간주해 상륙할 수 없으니 시도하지말라" 는 대사도 나온다.
결국 어찌어찌하여 우리의 초난강이 일본을 구해내지만
음....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어쨌든 일본은 침몰하면 안된다. 좋든 싫든, 한국은 일본이 없어지면 득될게 없는 현실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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