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이 연기한 '킬라'는 사람을 죽이는 킬러이다.
혀가 짧아, 이를 수술하기 위하여 킬러가 되었다.
그러나 살인에 대하여 회의를 느낀 그는 나름대로의 룰을 세우는데,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예의없는 것들'만 죽이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얼굴만 보아도 예의없어 보이는 사회 각계각층의 예의 없는 것들을 처단하기 시작한다.
영화 속 킬라는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의 선배 발레 또한 사회적 약자이며, 킬라의 연인 그녀 또한 상처받은 약자이다.
약자인 킬라가 강자인 예의없는 것들을 하나둘 처리할때에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지금 나는 내가 과연 예의없는 것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은 킬라가 최초로 자신 스스로 인정한 '살인'을 저질렀을 때다.
자신은 예의없는 것들이라 해서 죽였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는 예의없는 것들이 되어버린다.
그럼 킬라 자신도 예의없는 것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이런 내용을 영화는 더 이상 깊이 들여다 보지는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상 킬라의 사랑과 그가 염원하던 것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한다.
그녀와 킬라의 사랑이야기도 물론 재미있었고 즐거웠지만,
예의없는 것들에대한 성찰에 대해서도 제대로 다루어 주었으면 좋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진지한 듯 하면서 재미있고, 웃긴듯 하면서도 슬픈 이야기이다.
왠지, 웃고 있으면 한없이 해맑으면서도 슬퍼보이고, 울고 있으면서도 광기어린 눈빛을 보여주는
주인공을 분한 신하균 다운 영화랄까?
약간은 진부한 결말에 좀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보는 유쾌하고도 생각하게끔 만드는 영화라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