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디필름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보게 된 영화.
이시가와 히로시 감독과 미야자키 아오이,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무대인사가 있었고,
그들의 짤막한 인사와 더불어 영화는 시작됐다.
영화는 참 느리다.
그 느릿한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때론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나마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던 맑은 하늘의 이미지를 보노라면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엇이 그토록 나를 답답하게 만드는가..
그리고 슬슬 짜증이 스멀스멀 피어오를때쯤..
난 그냥 이 답답한 저들의 사랑놀음에 아무 기대하지말고 남은 시간을 소비하기로 했다.
17년을 지나 다시 만난 그들...
그 반가움과 신기함 속에 새로운 사랑이 시작하려던 찰나..
불의의 사고를 통해 마주하게 된 그들..
17년전에도 그랬듯이 들릴듯 말듯, 알듯 모를듯.. 말하던 그 한마디..
'좋.아.해.'
'나도...'
아~ 그때의 심장떨림이란...
그동안 꽉 막혔던 답답했던 순간들이 어느새 후련한 기분으로 바뀌고
꽤나 진한 향을 남긴 채 영화는 끝이 났다.
아무리 들어도 기분 좋은 한마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우린 그 표현에 너무 인색하고 쉽사리 표현하지 못한 채
이제껏 살아왔던 건 아닐까..
17년을 지나 다시 만난 그들의 인연이 너무나 영화같은 이야기라면..
우린 그처럼 드라마틱한 운명을 만나지 못할 거라면..
우린 뭘 그렇게 망설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더 이상 늦지않게 지금 당신앞에 있는 그사람에게 표현하길 바란다.
'좋.아.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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