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 뒤집고 끝나는 영화.
크루즈 여객선 포세이돈. 순항 도중 엄청난 해일을 만나 배가 뒤집힌다. 배 내부의 여러방이 부레역할을 해 몇시간동안 뒤집힌 채로 떠있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구조대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 기다릴 수 없어 직접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도박사 존 딜런(조쉬 루카스)의 뒤로 딸(에미 로섬)을 찾으려고 로버트(커트 러셀)가 따라가고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등의 6명은 탈출을 시도한다.
여름을 겨냥한 대형 해양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무색하다. 재난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볼거리'다. 큰 스케일의 CG 장면은 재난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포세이돈>에도 그런 장면은 있다. 딱 한장면. 추가하자면 딱 두장면. 해일에 배가 뒤집히는 장면과 마지막에 배가 침몰하는 장면. 단 두장면이 전부다.
<포세이돈>은 1972년 제작된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리메이크 판이라고 한다.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현대의 CG기술과 촬영기술을 이용해 리메이크 한다는 사실은 많은 화제가 되었었다. 그리고 뚜껑이 열린 <포세이돈>은 혹평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원작을 보지 않아서 원작의 내용은 모르겠지만 탈출과정에서 보여지는 인간애적인 면도 상당히 좋은 듯하다. 하지만 리메이크 버젼에서는 인간애적인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탈출 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만 내내 보인다. 딸을 찾으려는 아버지, 아들을 찾으려고 목숨마저 생각 않는 어머니 정도는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리 특별한 인간미는 아니었다.
영화는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사투를 보여주지만 그리 긴박하지 않고 긴장감도 없다. 그 이유중에 하나는 탈출구를 너무 쉽게 찾는다. 아무리 건축가라 해도 배의 설계는 다를 것인데 배를 잘아는 사람 하나도 없이 출구를 헤매는 것 하나없이 착착 찾아낸다. 그리고 또 한가지 등장인물들이 모두 수영을 잘한다. 그러니 핸디캡이 없는 등장인물들에게 긴박감을 느끼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그래도 영화 내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이 나오니 보는 것만으로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몇몇 비중없는 배우들을 제외하고는 열연을 했다는 점. 계속 물에 빠지고, 수영하고, 잠수하고 하는 굉장히 힘든 연기들을 했다는 점에 배우들의 수고가 느껴진다.
재난 영화 치고는 시시하긴 하지만 올 여름 시원한 블록버스터를 보고 싶다면 재미삼아 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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