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인 도전이었다면 꽤나 담대했으나 시야각이 좁아 비범치 못한, 미심적 졸작이
되버린 듯 한 영화.
지브리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려는데 애쓴 나머지 산 넘고 사막 건너 바다 헤엄치다
용 날개 허우적이듯, 길고 기나긴 러닝타임 동안 지칠만큼 헤매버리고 만다.
감독, 그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이 지브리를 기대한 이들에게 얼마나 먹힐 수 있었을까...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모습이 내내 역력하여 앉고 보기마저 안스러움이 든다면
일개 관객으로써 너무 오버스러운가?
말이 너무 많아 시끄럽기도 했고, 테이크 하나 하나가 짜증스러울 정도로 무언가(?)로
가득차 비대하고 버겁기까지 하다. 단순하고 명료함에 환타지적 자유로움이 느껴졌던
지브리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 지리할 정도로 액센트 없고 난해했으며 몽상적인데다
아량없는 철학까지 겸비했다.
"'하야오'가 아니고 '고로'의 작품이야, 그저 아들일 뿐이니 연결짓지 말아줘" 라고
얘기한다면 무척 이기적인 주장일 뿐인 거다.
성인만 보라는 것인지, 아님 애들은 그림만 보라는 것인지...
영화기자들이나 지브리 오따꾸들이면 모를까, 일반 관객들과 제패니 팬들에겐 무척
실망스러움을 안겨줄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더 지켜 봐야 할 듯 싶다. 의도적이었든, 어쩔 수 없었든 투정어린 애니 명장 2세의 낙서는
당장은 작은 참패작이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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