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망종 : 우리에게 낯선 조선족 동포의 이야기. 우리의 또 다른 자화상
망종은 이제껏 알려진 재일 동포의 이야기가 아닌 중국에 사는 동포들의 이야기이다. 이제껏 우리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지만 재일동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영화에서 만난 바 있다. 하지만, 가까운 나라이기도 한 정작 중국에 사는 조선족 얘기는 그리 듣지 못했다.
왜일까? 이 영화는 그런 호기심으로 보게 된 영화다.
STORY
중국의 한 마을.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순희. 그녀는 김치 장사로 생계를 잇는 게 고작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만큼은 꿋꿋하게 키우려고 애쓴다. 항상 아이에게 한글을 잊지 않게 가르치는데... 그러던 중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그 상대는 유부남 둘의 사랑에 빠질 무렵, 그녀는 그의 부인이 나타나 그녀를 창부로 보고해 파멸시키고 만다. 그녀의 위기에 그를 구해준 건 그녀를 바라보던 또 한 명의 남자 경찰관이다.
사랑에게도 배신당하고, 모든 것이 최악으로 빠져드는 순희. 그녀는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껏 가져왔던 모든 굴레를 벗어던지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를 더욱더 고달프게 만드는 데...
망종의 볼거리
망종. 제목에서 보이는 현실의 자화상 망종이 유명한 그림인 망종을 그대로 따낸 영화이다. 물론 이미 제목을 대해 얘길한 걸로 이 영화의 모든 걸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걸로 끝일까?! 조선족이기에 받는 현실의 모습은 실제적으로 우리가 과연 얼마나 알고 잇는 것일까 아니 알려고 했을까?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보다 부국의 경우에는 동포들을 잘 대해줄 지언정 정작 배타적인 감정이 심해 정작 빈국에 사는 동포를에 대해 과연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매우 사실적인 요소와 사회적인 멧세지를 지니고 있다.
이 영화는 중국에 사는 동포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보면 우리나라에서 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결국 이는 중국의 현실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자화상 이기도 하다. 또한,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고 가서 그 곳에 이와 같은 모습을 겪고 있을 지 모르는 동포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물론 영화를 아주 자의적으로 해석했기에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작 나 자신이 그런 것에 무관심한 사람이지만, 이 영화에서의 현실은 바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 이기도하다.
망종의 단점
단조로움. 지루함.
망종은 카메라의 위치가 거의 고정되어 있다. 특별히 화면의 동적인 연출을 선보이기 보다는 철저히 고정된 앵글에서 찍은 장면이 내용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맨 마지막 장면의 경우, 유일하게 들고 찍는 방식을 취하며 고정된 앵글을 벗어난다.
물론 영화 자체가 멧세지를 중시하는 영화이기에 이 부분이 극히 문제를 삼을 지는 개인의 기호상의 문제이다.
망종을 보고선
망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작품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는 낯선 조선족 동포의 이야기이지만,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솔직히 영화는 매우 지루하고 단순하다. 그런 단순함과 지루함이 어떤 면에서는 삶의 연속이 아닐까? 그 중에서 파문이 일어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과연 당사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토록 삶은 극단적으로 고정된 것처럼 보이나 실은 변화무쌍한 일의 연속이다. 과거의 자신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될 지 모른다. 자신의 중심점을 지니고 있을 때와 그것을 버렸을 때 나오는 건 바로 자신을 나락의 길로 보내버리는 날카로운 현실 속에 자리한 순희의 모습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또 하나의 자화상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계속되겠지만, 그 모습을 잊지는 말자. 언제 자신의 자화상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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