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우리가 폭주족하면 떠오르는 것은 요란한 네온을 달고 뒷 축을 높인 나름대로 멋을 낸 오토바이에 "오빠 달려!!" 라고 외치는 어린 여학생을 태운 노란 머리 오토바이 족들이 연상될 것이다. 그들은 고막이 터질 정도의 굉음을 내며 무섭게 도심을 질주한다.
낮에는 생계를 위하여 피자점과 중화요리점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어린 소년 일 수도 있고 평범한 학생이지만 부모님을 졸르든 아르바이트를 하든 오토바이를 마련해서 밤이면 빠른 회전력을 가진 두 개의 바퀴위에 자신을 맡기고 속도가 주는 쾌감속으로 점점 더 빨려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분노의 질주> 의 폭주족은 폭주족으로 떠오르는 나의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폭주의 대상은 자동차였다. 400m를 9초에 주파할 수 있는 굉장한 속력과 그 속력을 위해 내장된 각종 장치들.... 단추를 누르면 가공할 만한 파워로 전진하는 자동차의 속도감은 아찔하다...
지난달에 개봉한 레니할린 감독의 <드리븐>도 카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로 그 속도감과 짜릿함을 맛보게 해 주었다. 그러나 <분노의 질주>와 <드리븐>은 같은 소재이지만 참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우선 <드리븐> 잘 알려진 감독과 배우들의 포진과 월드시리즈 C.A.R.T를 배경으로 잘 정돈된 느낌의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짜임새를 보인다. 반면 <분노의 질주>는 낯선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각자의 개성으로 맡은바 역을 잘 소화시키며 영화를 이끌어 간다. 어딘지 어수선한 느낌이지만 그 느낌이 영화의 강점으로 다가온다. 역동적인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게 혼을 빼놓을 듯 긴박하게 진행되는 상황들은 오락영화로써의 모든걸 보여준다.
밤이 되면 유색인종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아메리카 드림을 외치며 낯선 미국 땅에서의 고된 생활을 자동차 폭주로써 푸는 그들... 어떻게 보면 미국 우월주의를 나타내는 영화로 보여진다.
정해진 규율과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드리븐>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은 영화 <분노의 질주> 두 영화의 짜릿한 속도감을 비교해 가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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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5
1
분노의 질주(2001, The Fast and the Furious)
제작사 : Original Film / 배급사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수입사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