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범을 잡으려고 마약 사범을 끄나풀로 고용한 형사와
마약거래를 하면서 정작 자신은 마약을 안하는 마약사범의
사투리 튀기는 활극.
내용은 위에 두줄로 모두 설명이 되니 길게 쓰지 않을란다.
영화에서 가장 귀에띄는건 사투리다. 도경장(황정민)과
상도(류승범)의 너무도 찐해서 탁하게 들리는 부산사투리.
사실 어색하다. 내 경험으로 볼때 부산 사투리보다 억양이나 말투가
더 쎄다. 뭐 그건 그렇다 치자.
영화 초반부의 연출은 정말 독특해서 맘에 들었고, 앞으로
재미있어 질거란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황정민의 <달콤한 인생>
후에 돌아온 악당연기도 좋았고, 류승범의 오랫만에 보는
오리지날 악당연기도 좋았다. 왕년에 국회의원까지 하면서
잘나가던 김희라의 연기도 좋았다. 추자현의 연기는 좀
충격적이기도 했다.
황정민의 대사빨 직(죽)이는 악당연기는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
과는 다른 분위기다. 백사장은 깔끔한 반면, 도경장은 면도도
안하고, 표정도 거민하고, 꾀죄죄해 보인다. 거기에 잠자리
썬글라스 까지. 거기에 찐하디 찐한 사투리를 더하니 영락없이
더럽고 추잡한 이미지의 도경장이 되었다.
류승범은 잘나가는 마약 거래상 답게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거래처와의 처신도 잘하지만 자신은 정작 '뽕쟁이'가 아니다.
역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소리지르기, 도망가기는
빠지지 않는다. 외모때문일까. 맨날 그런 역만 하는 그가 안쓰러워
보이기도하다.
유일한 여자조연인 추자현의 연기는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적외선 카메라로 찍은듯한 영상의 전라로 뽕에 취해있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리얼하게 보였다. 그동안 보던 그녀의 이미지를
확 바꿔버린 장면이랄까...
영화를 본 직후의 느낌은 참 오묘했다. 재밌게 본건지 별로였던건지
잘모르는 기분이었다. 내 뒤에 앉았던 사람은 영화가 끝나자
"이거 내용이 뭐야?"라는 식의 대사를 내뱉은 점을 보아하니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한듯했다. 카메라웍이나 연출 모두 좋았고
활기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으나 이 부분에선 조금 아쉽다.
시나리오가 어려웠던지 아님 결말이 지지부진하게 끝났던지
<음란서생>에서 말한 '뒷맛'이 부족한듯싶다.
영화 내내 '뽕쟁이'를 연발로 쏴대며 '뽕'에 대한 영화라는 것을
각인 시키며 뽕을 염산으로 만든다는 것을 처음 알게 해준
영화였다. 실화를 바탕을 했다는데 그 주인공 두명의 이야기가
실화인지 아니면 부산에서 성행한 마약거래가 실화인지 모르겠다.
뭔가 결정내리지 못한 이 기분이 아직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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