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의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과 일본의
영화배우 아사노 타다노부, 한국의 강혜정이 주연을 맡은 아시아
합작 영화.
식당의 주방장으로 일하는 쿄지(아사노 타다노부)는 식당 보스의
아내와 연인이 되지만 보스의 명령으로 보스의 아내를 살해하고
보스에게 휴가를 받아 푸켓으로 떠난다. 푸켓으로 가는 배에서
만난 노이(강혜정). 그는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오는 예상치 못한 상황.
이 영화. 내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유일하게 졸면서 본 영화다.
이렇게 조용할 수 없다. 하지만. 재미없어서 존건 절대 아니다.
다만 전날의 빡빡한 스케쥴과 충분치 못한 수면시간과 영화의
극도의 조용함으로 인해 졸았다. 그래도 필사의 안간힘을 쓴 덕분에
잠깐잠깐 졸아서 영화의 흐름은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사실 조용할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대본이 공책마냥 얇을
듯한 대사량과 맑은 종소리 같은 영화음악이 내내 흘러나와서
너무너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가끔나오는
코미디적 장면도 너무 조용해 웃기가 민망할정도. 그래도 영화는
볼만하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는 정말 엄청나게 심각하고
복잡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있다. 게다가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전혀 엿볼 수 없다.
그렇다보니 예상못할만한 결말의 내용을 볼 수 있다.
펜엑 라타나루앙이라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감독은 전작
<라스트 라이브 라스트 러브>에서도 아사노 타다노부와 같이
작품을 했는데. 역시 조용한 분위기의 영화였다. 그는 왜 이런
연출을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어쩌면 관객들은 자극적이고
화려한 블록버스터, SF 영화에 길들여져서 이 영화가 졸리고
그로인해 지루하다고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주연으로 소개되고 있는 강혜정은 이 영화의 히로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별로 비중이 없다. 강혜정의 등장으로 느낄만한건
'오. 강혜정 영어 꽤 한다'였다. 물론 대본대로 했겠지만 그래도
별로 안어색하고 발음도 비교적 괜찮았다. 사실 강혜정의 출연은
나중에 쿄지의 중요한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니 중요한
역할이긴 하다.
이 영화에 전혀 흥미가 없거나, 배우들과 감독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거나, 블록버스터나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절대
비추천한다. 보려거든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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