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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동감! 짝패
songcine 2006-05-28 오후 3:06:59 1195   [4]
 

 

 

 

 

 

충북 온성...

한 남자가 급히 전화를 받고 이 곳으로 향한다.

서울에서 형사로 일하는 태수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왕재의 죽음소식을 접하고 이 곳으로 왔다.

왕재는 과거 조직 보스로 몸담다가 죽기전까지 평범하게 호프집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삶을 계획중에 있었던 것이다.

왕재와 더불어 온성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필호와 필호 밑에서 수금을 맡고 있는 이들 친구의 후배인 석환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사건이 뭔가 냄세가 나게 됨을 생각한 태수는 형사의 직감처럼 왕재의 측근 인물에 대해 수사를 벌이기 시작하고 석환 역시 조사를 하게 된다.

온성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곧 카지노 시설이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인 동네였던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필호가 들어가 있다.

열심히 수사사를 하고 있던 와중 갑자기 태수 앞에 나타난 백여명의 패거리들...

복싱, B-boy, 야구, 여고생 등등으로 등장한 이들 패거리가 태수와 그 뒤에 나타난 석환을 공격한다.

과연 왕재의 죽음과 카지노 개발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필자가 류승완 감독을 처음 본 것은 2000년 종로 코아 아트홀이었다.

당시 필자도 영화 논평에 초보이고 류 감독 역시 장편영화는 처음이었다. 

무대 인사에서 본 그의 모습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청년이었다.

(물론 이 당시 류 감독은 결혼을 했었다.)

그 때 류승완 감독이 들고 나온 작품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그만의 폭력 미학을 보여준 이 작품은 당시 관객과 평론가로부터 큰 반항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서 6년이 흘렀다.

그 동안 류 감독은 여섯편의 작품을 만들었다.

(단편 '다찌마와 리'와 '다섯개의 시선' 중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포함)

그의 액션 영화는 의외로 인간적이다.

싸움박질에 연연하는 영화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삶을 같이 이야기하면서 영화는 절대 액션영화이긴 하지만 드라마적인 성격을 잘 이끌어낸다. '주먹이 운다'가 그랬었다.

 

정두홍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나 TV 드라마(주로 액션 류)의 엔딩 크레딧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접하게 되는 이름이다. 그는 배우보다도 무술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익숙하다.

모 영화 검색 검색창에 '정두홍'을 입력하면 꽤나 스크롤에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 (1990)로 부터 그의 액션 연기 인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류승완 감독 영화에 정두홍이 등장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핵심인물에 류승완은 항상 정두홍을 빼놓지 않고 케스팅한다.

(자신의 동생 류승범과 감초 역활을 맡고 있는 안길강 만큼 말이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는 무술고수들도 두려워하는 포스가 느껴지는 악당으로, '피도 눈물도 없이'는 대사는 한마디도 없이 오직 힘으로 말하는 '침묵맨'으로 등장한다. 이외에도 정두홍은 류승완 영화에 빠지지 않는 편이다.

 

한가지 더 인상적인 것은 앞에 잠깐 언급했듯이 류 감독의 동생 류승범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는 작은 배역이었으나 결국 완성된 시나리오에서는 그가 빠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가 빠진 것이 결코 이상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깐 류승완 감독은 자신의 동생을 그냥 동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배우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공과 사의 구분은 영화계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진정으로 자신의 동생을 아끼는 길은 공과 사의 구분 없이 냉정하게 동생의 연기를 평가하는 형(감독)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 이번에는 이 영화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시리즈의 유사성 문제이다.

 

예고편을 보면 세트 이미지와 싸우는 방식을 보면 '킬 빌'과 닮아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킬 빌'과의 유사성은 좀 떨어진다고 본다.

물론 그 흡사한 부분은 '윤당정'의 대결일 것이다.

'킬 빌'의 요정에서의 격투씬과 비교해 볼 때 닮았다는 것은 어느정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킬 빌'과 '짝패'에서의 결투 방식은 점점 싸우면 싸울 수록 무술의 고수와 격투를 벌이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킬 빌'과 '짝패'의 다른 점은 무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킬 빌'은 시종일관 검으로 맞써 싸우지만 '짝패'는 초반 각목으로, 그리고 문이 연속으로 이어진 다다미 방에서는 패거리들의 칼을 빼앗아 싸우고, 다시 마지막 절정에서는 필호 뒤에 있는 무술 4인방과 맨 몸으로 대결하게 된다.

어찌보면 류승완과 정두홍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이 클라이막스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진짜 무술은 칼과 총이 아닌 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또한 잔인함도 비교해 볼 때 '킬 빌'과 '짝패'는 만만치 않지만 '킬 빌'이 시각적인 잔인함을 보여준다면 '짝패'는 청각적으로 잔인함을 묘사한다.

'킬 빌'의 경우 브라이드(우마서먼)가 휘두른 검에 팔과 머리가 날라가고 피가 솟구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는 시각적으로 잔인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에 비해 '짝패'는 찌르고, 쑤시는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청각적으로 잔인함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서의 동수(장동건)의 최후장면이라던가 '해적'에서 씬(장동건)이 전 영사관을 살해하는 장면에서의 음향효과와도 같다고 생각된다.

류승완 감독은 여성관객을 고려해 이런 칼로 찌르는 장면의 음향을 그나마 낮추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이 장면에의 잔인함을 나타내는 묘사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출연진들도 살펴보자.

 

우선 류승완 감독 본인이 직접 출연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자신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시작해서 영화 '오아시스'에서는 철없는 형 종두(설경구)를 이해하는 동생으로 등장하면서 그만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는 박찬욱 감독과의 친분으로(영화 '삼인조'의 연출부로 친분을 가졌다.) 비중이 매우 적은 카메오로 순간 출연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볼 때 류승완 감독에게는 괜찮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이범수의 악역도 인상적인데 헤어스타일을 보면 과거 그의 영화 '오, 브라더스!'가 생각나지만 헤어스타일과 연기와는 관련이 없음을 이범수는 보여주고 있다.

의외로 악날함도 어울리는 배우이다.

 

이 영화는 특별출연도 많다.

우선 왕재의 부인이자  필호의 여동생으로 등장하는 미란역의 김서형을 비롯하여 석환의 어린 시절로 등장한 김시후와 태수의 어린시절로 등장한 온주완도 인상적인 특별출연이다.

(일부에서는 정두홍과 류승완의 얼굴로 볼 때 이들이 어린시절 역할로 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우스겟소리도 들린다. 한마디로 도저히 매치가 안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또한 개성있는 감초들도 있다.

앞에 왕재 역을 맡은 안길강을 비롯해서 석환의 형 동환 역을 맡은 정석용은 '왕의 남자'에서 칠득 역으로 알려진 배우이며, 석환의 어머니로 나온 이주실은 우리에게 연극인으로 친숙한 배우이다. 거기에 청년회장 역으로 맡았던 김병옥도 여러 영화에서 개성있는 역활로 등장했던 명배우이다.

 

그러나 가장 필자가 주목할 인물은 김효선이다.

필호 뒤에 서있는 고수 4인방 중 한 명이다.

정두홍의 눈에 띈 이 여인은 우리에게 모 휴대혼 CF로 알려진 인물이다.

열심히 싸움에 임하다가 상대편 남자가 고개를 젖치는 바람에 바로 다운되는 그 여인...

바로 그녀다. 현재 정두홍의 서울 액션 스쿨 (SAS) 소속인 그녀는 미모와 더불어 한 무술하는 사람이다.

연약해 보인다고 무시하지 말것... 이런 여인들이 더 무섭다!

 

 

 

이 영화의 매인 카피는 '아직도 세상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이다.

이는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연상시키는 카피이다.

물론 어찌보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드라마적인 요소는 떨어지지만 진정한 리얼액선 보여준 이 작품...

류승완과 정두홍, 그리고 서울 액션 스쿨 식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PS.  아참,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온성은 존재하지 않는 도시이다.

류승완 감독의 고향이 충북 온양이라는 점을 감안해 만든 가상의 도시인 듯 싶다.

개인적으로 100여명의 패거리와 전쟁이 붙은 성안길 거리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필자가 충북의 부대에 있을 때 휴가 나와 거닐던 동네가 청주의 성안길이기 때문이다.

성안길은 청주의 명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네이다.

꼭 한번 놀러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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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2006, The City of 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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