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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함에 압사된 캐릭터 공필두
kharismania 2006-05-11 오후 2:23:24 1082   [4]

 

 이미지가 정형화된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을 동반한다. 이미지 자체로써의 전문성을 확보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이미지에 감금되어 벗어날 수 없는 속박이 되어버리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초에 개봉한 '구세주'와 '흡혈형사 나도열'과 같은 영화는 정형화된 캐릭터 이미지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배우들의 코믹한 캐릭터 자체를 영화의 장르적 활용으로 승화시켜서 그를 통해 영화의 흥행성까지 자리매김한 좋은 사례인 것이다. 또한 이로써 코믹이라는 장르가 캐릭터 유용에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필두'라는 인물의 이름 석자자체를 슬로건처럼 내걸고 있는 이 영화는 어쩌면 전자의 사례들로부터 채취된 장점들을 노골적으로 이용하려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배우의 원톱플레이보다는 스토리의 활용으로 웃음을 자아내려 한다. 물론 이문식이라는 배우가 그 중심축에 서있다. 다만 개인플레이가 아닌 팀플레이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 캐릭터 성격을 잘 활용하지 못함에 의한 와전된 전달이라고 볼 수 있다.

 

 공필두(이문식 역)는 유니버시아드 레슬링 동메달 리스트로 경찰에 특채된 공필두는 기대와 달리 삽질성 근무연발로 서울에서 군산까지 좌천되고도 여전히 삽질수사를 계속한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닥쳤다. 아버지의 수술비 2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군산의 범죄조직 2인자인 태곤(김수로 역)의 꾐에 빠져 함정수사를 펼치다 되려 자신이 함정에 빠져 범인으로 오해받고 조사까지 받는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본론이 출발한다.

 

 이렇듯 이 영화는 억세게 운 없는 남자 공필두를 통해서 웃음이라는 해학적 요소를 끌어내고자 한다. 문제는 제목부터 이름석자를 내세운 공필두라는 캐릭터다. 의도적으로 공필두를 내세웠음에도 공필두라는 인물은 영화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 편집상의 오류인지 공필두를 연기한 이문식의 캐릭터의 소화 역량의 부족인지는 판가름할 수 없으나 실로 이 영화의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안타깝다.

 

 무엇보다도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배우들의 출연인데 공필두를 연기하는 이문식부터 김수로, 김뢰하, 유태웅, 최여진, 김유미, 김수미, 김갑수 등 눈에 띄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 배우들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으나 일회성 연기에 지나지 않는 잡다함이 느껴짐은 또다른 우려다. 마치 빛좋은 과자종합선물세트의 포장을 뜯어보면 실속없는 내용물에 실망하듯이 다양한 출연진에 기대한다면 정리되지 않은 채 어리럽게 방치된 이야기선에 실망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새로울 것없는 이야기들을 우격다짐으로 구겨넣어서 일회성 이벤트처럼 나열해버린 영화의 플롯은 다양함보다는 자질구레함으로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제목 그 자체인 공필두라는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면 차라리 좋았을 법했다.

 

 이문식이라는 배우에 대한 활용도도 아쉽다. 그를 단순한 코믹캐릭터보다는 천박한 진솔함이 묻어나는 소시민적 형사 캐릭터로 활용했다면 영화가 좀 더 빛을 발했을지도 모른다. 지독하게 웃기거나 혹은 진솔하기라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영화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함에 머무른다. 코믹한 공필두도 인간적인 공필두도 없다. 그냥 정신없는 상황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채 바쁘게 우왕좌왕하는 공필두만이 존재할 뿐.

 

 지나치게 과욕을 부린 이야기는 정리되지 못했고 벽에 내건 공필두라는 캐릭터 자체도 압사시켰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설정적 과욕에 빠져 지나치게 팽배해진 이야기는 결국 웃음의 중심마저 흔들었다. 정리되지 못한 산만함이 뺴앗아간 웃음은 결국 실망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이렇게 보면 제대로 웃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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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필두(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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