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악어새 과연 이들은 서로를 위해 사는것일까?
나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다보니 어쩔수없이 얽혀서 사는 것일 뿐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들은 단지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사는 것이다.
영화는 그런 의미를 담고있는듯하다. 내 먹고 살길을 위해서라면 때론 남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론 이용 하기도 하듯이 말이다.
'그게 과연 악이냐?'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단정적으로 필요악이라는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필요악은 어디까지나 필요악일 뿐이고 내가 보기에는 어찌보면 그것은 공공선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그 둘에게는 이익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배가 고플때의 악어도 악어새를 그냥 두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생태계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몰라도 인간 사회에서는 자연법칙과는 다른 예외가 존재하게 된다. 인간은 서로를 위해서 얼마든지 일하지만 일하다가 자신이 불리한 처지에 처하거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느끼는 즉시 상대에게 다른 태도를 취한다. 비굴하게 혹은 오만을 떤다. 한마디로 '의리'라는 존재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인간만이 가진 계약이라는 특수한 코드 때문이리라...
아무튼 영화는 한 동네에서 한 사건을 가지고 전체를 이야기 한다. '누구도 타인을 위해 사는 사람은 없다'고...
결국 삶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다. 겉으로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도 들여다보면 자신의 명예 따위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게 영화가 시사하는 바이다.
영화 자체가 생각보다 더 과격하고 더 선정적이긴 했지만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그로인해 저하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거친듯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도, 경상도(부산)사투리를 걸지게 구사하는 배우들도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인 배경도, 그리고 영화가 시사하는 바도 절묘하게 섞여 그동안 청춘 멜로(?)물에 심취해있던 최호 감독이 자신의 욕망을 얼마나 감추고 있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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