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를 보기 전에는 보통의 사극과 같이 딱딱하고 지루할것만 같았지만 직접 봐보니 희노애락의 요소가 잘
조화되어 있었고 장르도 사극이라기 보다는 사극과 인물들의 심정을 잘 혼합한 연극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극중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장생과 공길이라는 그시대의 보잘것 없는 광대이다. 그들로 부터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야기 중반부 부터 왕(조선시대 10대 임금 ,연산군)의 등장으로 단순히 관객에게즐거움을 주는 광대의
몸짓이 아닌 가장 천한 신분의 광대와 가장 귀한 신분의 왕의 만남으로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게 만든다.
극중 왕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신분상의 이유로 왕의 신분을 대물림 받은 연산군이다.
이 영화를 본 다른 관객들은 장생과 공길로 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죽음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도 생각할수 있겠지만 필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왜 연산군은 다른 왕들처럼
조나 종이 아닌 군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궁궐
내의 절도나 법규에 사로잡혀 즐거운 생활을 할수 없었던 연산군. 그 연산군이 천하디 천한 신분이라는 광대를
봄으로써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된다. 연산군은 왕의 체질이 아니었던것 같다. 연산군이 총애하는 광대 공길을
죽이려 했던 두신하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일 , 왕을 바로 처신시키고 궁궐의 기강을 확고이하는것을 행하려
했을뿐이고 왕의 수석비서인 처선도 광대들의 행동을 통하여 왕의 마음을 바로 잡으려 하였으나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자살하게 된다. 새장속의 새처럼 갑갑한 삶을 살았던 연산군에게 광대 장생과 공길의 등장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간절이 원했던 자유분방한 삶에 대한 동경을 이끌어 내게 한다. 자신의 사랑 , 왕의 총애
를 거절하고 장생만을 생각하여 스스로 손목을 베는 공길의 모습을 보면서 공길은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자신을 사랑하는 녹수에게로 가게 된다. 갑갑한 새장속이 아닌 하늘을 날고 싶은 새처럼 최후의 선택을 하는
장생과 공길, 그들의 선택을 보면서 환한웃음을 지어내는 연산군은 자신과 그들 광대들의 모습을 동화시키면서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
주변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지라도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그곳이 하늘일것이고
남부러울것이 없다고 해도 무언가 허전하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그곳이 새장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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