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었다. 유년기에 TV에서 나온 1933년 작 킹콩을 보고 자신은 저런 영화를 찍어보고자 감독이 되는 길을걸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기위해 영화사를 찾았지만 그가 아직 재능을 인정 받지 못했고 너무 진부한 이야기라고 다 아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열광하겠느냐고 거절당한다. 그리고 그는 뉴라인시네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 근 몇 년간 나오기 힘들거라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완결하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프로젝트가 끝나고 난 후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만사를 제쳐놓고 킹콩프로젝트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의 살빠진 모습에서 묻어나듯이 정말 고생해서 찍었고 그는 반지의 제왕이 떠난 겨울을 킹콩으로 다시한번 설레게 만들었다.
킹콩을 보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많이 생각난다. 해골섬의 정경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팡고른 숲이나 모르도르 죽은자의길 등을 섞어 놓은 모습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가 반지의 제왕 이전에 킹콩을 머리에 두고 있었기때문에 어쩌면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곳곳이 장면장면이 킹콩에 대한 오마주 일지도 모른다. 마치 원주민들이 믿는 절대 존재 킹콩은 오크나 우르크 하이들이 사우론이나 사루만을 절대 존재로 믿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이고 영화 중반부를 넘었을때 계곡에서 원시의 벌레들(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하는지..-_-;;)과 벌이는 사투는 마치 모리아광산에서 떼로 몰려드는 오크들에게 포위된 원정대원들 같기도 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킹콩은 로맨스 물이다. 진정으로 마초적인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의 하지만 이루어 질수 없는 영화 초반부에 앤의 대사처럼 그녀는 사랑에 저주를 받아서 인지도 모른다. 그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우리에게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알기에 더 애절하기만 한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광포할때 행복할때 그녀가 그리울때 그리고 그녀와 헤어질때 그런 때 마다의 킹콩 아니 킹콩이라고 불리는 사내의 눈을 주시 했다. 그 미치도록 슬픈 눈은 정말 거짓이 없기때문에 더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지도 모른다.
잭이 앤을 구하러가는 길에 거대한 고릴라 뼈다귀가 보인다. 그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거대한 공룡들과 그리고 킹콩을 위협하는 존재들과 지속적으로 사투를 별여왔음을 보여준다.(어쩌면 가족들도 그들에 의하여 죽었을지도 모른다.) 모든걸 잃고 드디어 찾았다고 생각한 사랑을 잃은 남자를 아니 굳이 남자가 아니어도 괜찮다. 그런 사람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생각해본적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생각해보자, 킹콩이 이해가 되질 않는가?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킹콩에는 본의 아니게 패러디 같아 보이는 몇장면이 있다. 혹자는 킹콩이 피터잭슨이 스필버그에게 항의하는 영화라고 했다. '당신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래서 일까 칼 덴헴이 공룡들과 첫 조우 한 씬을 보면 왠지 모르게(어쩌면 그냥 공룡이 나와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쥬라기 공원 1에서 샘닐 일행이 공룡들과 조우하는 씬과 많이 닮아있다. 랩터 비스 무리한 녀석들에서 공격당하는 것도...그리고 마지막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에서 떨어지는 킹콩은 많은 이들입에서 타이타닉에서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가 마지막에 물속으로 가라앉는 장면과 비슷하다는 이야기 들을 한다.
아무튼 킹콩이라는 영화는 살아 숨쉬는 듯한 킹콩을 만들며 우리에게 새로울것 없을 만한 영화를 전혀 새로운 영화로 만들어 주었다. 이 영화를 통해 피터잭슨은 아마도 더 입지를 굳힐것 같다. 또 그래야만 하고, 앞으로 겨울마다 왠지 그의 영화가 개봉할 것 같아 기다릴것같은 느낌이 자꾸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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