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미국...
경제 공황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고 거리에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내집장만 마련하기 힘들정도로 사람들은 궁핍하게 살고 있다.
앤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한 극단에서 코미디 배우로 일하고 있다.
슬랩스틱은 물론이요, 저글링도 열심히 하지만 웃는 사람은 많지도 않다, 좌석에는 빈자리도 많다. 결국 문을 닫는 공연장... 실업자 신세가 된 앤...
한편 항상 대박을 꿈꾸는 영화감독 칼 덴햄...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제작사가 그의 아이디어를 무시한다.
계획은 아시아쪽으로 촬영을 나간다고 일단 말해놓고 미지의 섬으로 이들을 보내 영화촬영을 하기로 한다는 것... 항상 쪽박만 차는 이 친구에게 지원을 해줄 일은 없을테고...
칼은 결국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정하고 배우들과 스텝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여배우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
이 때 그 앞에 등장한 앤... 설득의 설득끝에 앤을 합류시키고 그리고 칼의 친구이자 항상 앤이 동경했던 극작가 잭 트리스쿨도 역시 칼과 합류한다.
거친 풍랑을 만나면서 도착한 그 문제의 해골섬...
하지만 거기엔 뭔가가 있다. 니들이 뭐르는 뭔가가 있어~!
절대 반지를 찾아떠났던 용사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반지의 제왕' 시리즈 그 후...
피터 젝슨의 야심작 '킹콩'이 얼마전 전세계 동시 개봉되었다.
1930년대 만들어진 오리지널을 포함해서 '킹콩'은 손가락, 발가락으로 세어도 모자랄 만큼의 많은 리메이크작과 아류작들을 배출했다.
최첨단 CG가 발전한 2000년대에 킹콩은 그래서 우리에게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장장 3시간(180분)의 러닝타임을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지만 피터 젝슨은 모자람 없이 3시간을 꽉꽉 채우고 있었다.
원작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그래픽을 많이 넣어 과거 그 어설픈(하지만 나름대로 정감 있었던) 1930년대판을 완벽히 재연하고 또한 재조명한 이 작품은 매우 인상적이다.
해골섬에서 공룡과의 혈투라던가 도심을 질주하는 킹콩의 모습은 박진감이 넘쳤다.
오히려 그 마지막 최후를 달리하는 킹콩의 모습에서 많은 이들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연민의 정을 느끼고 많이 아쉬워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930년대의 완벽한 재연도 흠잡을 것이 없다. 한 언론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킹콩'을 만들기 위한 준비운동이었다는 말에 역시 동감이 된다.
쟁쟁한 출연진은 '반지의 제왕' 만큼이나 화려하다.
앤 역활의 나오미 왓츠는 30년대 스타일로 등장을 했지만 그 어색함이나 부족함을 찾기 힘들었는데 영화속 기억에 남는 대사라면 'NO, NO~!' 혹은 '악~~!'하고 지르던 괴성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어딘가... 괴성 지르는 것도 얼마나 힘든데...
그리고 그 동안 코믹연기로만 인식이 되었전 잭 블랙은 자신의 욕망으로 많은 이들을 희생하게 만든 비운의 감독 칼 역활을 맡았다. 에드리언 브로디 역시 인상적인 모습을 주었고... 그런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특히 인상적으로 본 사람은 아마 제이미 벨이 아니었나 싶다. '빌리 엘리어트'의 그 꼬마가 이렇게 많이 자랐다. 손버릇은 나쁘지만 모든 일에 열정적인 선원 지미 역을 맡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앞에 이야기한 공룡과의 혈투는 참 스팩타클하고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보다도 더 섬세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특히 공룡들간의 다중 충돌사고(?) 장면은 아주 세밀하게 CG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공룡들과의 혈투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새로나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공룡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칼과 떠난 그 선원들과 스텝들과 마주친 괴물들과의 싸움에서는 분명 미지의 세계이긴 하지만 웬지모를 '에일리언'의 냄새가 너무 많이 났다. 지나치게 괴상한 괴물들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거기가 우주도 아닌데 말이다.
또한 칼이 동료와 사람들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장비에 연연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솔직히 이들 장면에서 한 컷이라도 칼에게 집착을 버리라고 이야기 하는 동료와 선원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은 매우 이상하다. 저 정도로 집착하면 말리는게 우선 아닌가?
너무 소심한 선원들과 스텝들의 모습은 솔직히 이건 아니었다.
그리고 항상 위기의 순간때마다 다가오는 선원들과 스텝들...
과연 그들은 '홍반장'인가? 아니면 '짱가'인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킹콩은 분명 동물도 아닌 사람도 아닌 괴물과 같은 존재이다.
앤과 친해지면서 킹콩은 사람처럼은 아니지만 마치 사람같은 표정으로 앤과 더 친해지고 싶어하고 사랑또한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디즈니 작품 '미녀와 야수'도 어찌보면 '킹콩'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친해지고 싶지만 야수이기에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고 외로워지면서 그 공포를 잊으려고 나름대로 더 난폭해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야수는 정말로 외로운가 보다.
부모님 세대들이 기억하는 '킹콩'은 과연 어떨까?
사실 그 마지막도 요번 리메이크 킹콩과는 벌 다른점은 없다.
단지 그 허술한 엠파이어 스테이빌딩 미니어처를 올라타는 킹콩과는 분명 다르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1930년대 판을 보지 않았으니 과연 얼마만큼 차이가 날지 말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신 부모님 세대들은 이런생각을 할지는 모르겠다.
기술은 좋아지고 화려해졌어도 과거 그 촌스럽고 부자연스러웠던 그 킹콩이 더 그리울지도 모른다는 것...
아마 그 것이 아닐까?
PS. 재미있는 사실 하나, '반지의 제왕'에서 스미골과 골룸으로 등장한 엔디 서키스...
피터 젝슨은 이번에도 그에게 1인 2역을 부여했다.
하나는 갑판 요리사 역이며 하나는 킹콩의 목소리이다(그 울부짖는 목소리가 이 양반의 목소리란 말인가?).
아무래도 그는 당분간 피터 젝슨 영화에서 인간 역활 맡기는 힘들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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