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고향인 영국의 시골마을로 이주한 미국인 수학자.
현지인들과 융합되지 못하고 철저하게 이방인 취급당하며 소심한 남자로 그려지는 더스틴 호프만은 자그마한 체구와 조곤조곤한 말투, 연신 고쳐쓰는 안경등등 보는 이로 하여금 짜증과 답답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부인은 자신의 성공을 보란듯이 뽐내며 옛애인을 대하기도 하고, 노브라 스웨터와 미니스커트로 마을 남정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한다.
그런 상황들을 서서히 그려나가다가 이건 뭔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이를테면,
남편을 범생이, 소심쟁이로 취급하는 부인과의 마찰, 점점 노골적으로 대하기 시작하는 마을 청년들을 단호히 뿌리치지 못하는 남자, 광기어린 시선으로 더욱 대담한 행동을 하는 마을 청년들.
..등등.
'와일드 번치'는 폭력미학의 거장이라 할만큼 잔혹하고 아름답기까지 했는데 2년후에 만들어진 '어둠의 표적'은 다수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과 싸우는 개인의 모습이 잔혹하게만 그려진다. 부인의 윤간과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장면은 피를 뿌려대는 폭력만큼이다 잔혹하다.
24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지금의 서스펜스 스릴러 호러 영화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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