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너무 친절하시다는 어느 이의 말처럼
그 친절이 부담스럽고 불쾌하기까지 하다.
범인이 누굴까 맞춰가는 스릴러가 이미 범인을 밝혀놓고
왜 그랬을까로 풀어가서 신선하다고? 과연....
이런 식이든 저런 식이든 스릴러라는 양식을 뒤집어 쓴 것이라면
영화 백년사에 안 나왔으리 만무하다.
왜 그랬을가를 말하고 싶었다면 그 왜가 풀어야할 두 가지가 있다.
왜 그랬는지가 영화 전체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왜 그랬는지가 마지막에 우르르 쏟아질 것이 아니라 2시간여를 앉아 있는
관객을 위해 조금씩 잘 나눠서 풀어놓아야 그것이 관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우선 왜 그랬을까가 오로라공주 전체를 설득하고 있나?
좀 심하네, 과연 저럴까 하는 의문들이 불쑥불쑥 샘솟지만 아예 설득이
없진 않으니 넘어갈 수 있다. 이건 엄정화의 연기가 점수를 더해준 부분이 많다.
다음으로 왜 그랬나가 간간히 분산배치되어 관객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는가?
이것이 문제다. 분산은 되었으나 너무 일찍 배치해버려 이미 관객은
중반 이후면 왜 그랬는지 알아버린다. 마지막에 해야 할 말이 앞에 다 해버리니
뒤에는 당연히 반복일 수 밖에....
게다가 머리쓰는 걸 버리고 눈물로 메꾸다보니 뒷부분이 당황스럽다.
영화의 반전이 있든가 없든가 간에 이 지나친 눈물 때문에 영화 전체가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감정은 이미 스릴러가 아니라 멜로가 되었는데 막판에
깜짝 놀랬지 하고 말하니깐 받아들이는 사람은 목이나 벅벅 긁고 있는 셈이다.
울지말고 얘기하란 말이다!!!! 자꾸 이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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