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가득 채워지는 메마른 얼굴.. 별다른 감정이 섞이지 않을듯 삭막한 대사가 오고 가며.. 그저.. 일상인듯 그렇게 하루를 접는다.
'러브토크'..
제목만으로는 그저 가벼운 로맨스코미디 정도를 떠올릴수 있겠지만.. 러브토크는 사랑에 대한 많은 내용과 의미를 담고.. 포화직전의 위태한 모습으로 두시간여를 채운다.
감정이 사라져버린 얼굴들.. 아무런 감정도 싣지 않은 채 마사지숍은 운영하는 써니(배종옥분)의 얼굴에도.. 심야프로 '러브토크'에서 다른이들의 사랑을 상담하는 헬렌(박진희분)의 얼굴에도.. 막연히.. 그저 실낫같은 희망으로.. 낯선 도시로 스며든 지석(박희순분)의 얼굴에도.. 이미 그들의 얼굴에는 사랑이 주는 달콤함이라든가.. 그 향연의 화사한 빛은 없다.
서로 다른 삶속에 놓여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끊일듯 끊이지 않는 작은 연결고리로 이어져... 또.. 그렇게 이야기는 수분을 잃은채.. 메마르게 진행된다.
남을 사랑하는 것.. 사랑받는것에 어색해진 사람들.. LA타운에서 마사지숍을 운영하는 써니는 상처가 두려워 사랑받기를 거부한다. 그러면서도 불연듯불연듯 고개를 드는 사랑에 감정에 대해 아니라 부정을 하지만.. 그 사랑에 놓여짐을 두려워 마음의 빗장을 걸어버린다.
이미 오래전 사랑을 잃었던 헬렌은 다시는 사랑을 찾을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첫사랑에게 순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다시 예전처럼 돌릴수 없음을 확인하지만.. 사랑을 지울수 없음에 자신을 가둬버린다.
그저 막연히 낯선도시로 스며든 지석은 오래전.. 이 낯선도시로 떠났던 첫사랑을 떠올린다. 지나는 곳곳에서 그녀의 흔적을 느끼던 중 우연히 첫사랑과의 대면에 기대를 해보지만.. 그 역시.. 사랑을 하는 것에서.. 사랑을 받는 것에서 너무 멀리 떠나와 있다는것을 느낀다.
'러브토크'는 서로다른 사랑의 상처를 강약의 완급을 넣지 않고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드라마에서 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극악무도의 남편이 나오지도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만큼.. 열렬히 빠져드는 사랑이 나오지 않지만.. 그러함들때문에 되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의 낮은 읊조림들과 작은 행동, 행위들로 전해지는.. 사랑의 아련한 맛은.. 잊혀졌던 사랑에 대한.. 절절한 감정의 파장을 일으킨다.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욕심.. 다시 사랑에 대한 기대를 가져보지만.. 이미 사랑으로 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하게 하는 영화.. 사랑하는.. 사랑받는 방법론으로부터 너무 오래 동떨어져있던 나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