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약속'의 계보를 잇는 또하나의 멜로물... 바로 이영화 '하루'가 아닐까 싶다.
1999년과 2000년의 한국 영화는 장르의 다양화와 블록버스터의 출현으로 인해 사실 멜로 영화가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는 2001년 1월 한국 멜로 영화의 맥을 이어갈 것이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편지'나 '약속'보다 더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편지'의 경우는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지만 전반부의 행복과 후반부의 슬픔이 극과 극을 이루면서 아주 상반된 구도로 일관하게 됨으로써 조금은 영화의 재미가 떨어졌었다. 반면 '약속'의 경우는 '편지'에서 이어지는 박신양의 똑같은 연기와 여러 장르를 혼합하다 보니 어느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특히 엔딩은 허무함의 극치였다.
'하루'는 '약속' 보다는 '편지'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의 구조가 전후반의 상반됨이 '편지'와 똑같다. 고소영의 눈물 연기나 나레이션은 보면 볼수록 최진실을 떠올리게 한다. '하루'에서 쓰여진 시의 역할은 '편지'에서 나오는 즐거운 편지 라는 수필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편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하루'는 '편지'보다 조금 더 재미있다. 이성재가 망가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재미를 더한다. 비록 영화 구조가 상반되어 있기는 '편지'에서 처럼 극단적인 감정은 덜하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럽다.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작품이고 눈물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비교적 조화가 잘 이루어진 작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음악이 다른 영화들 보다 가슴 깊이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고소영의 모습이 최진실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