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으로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한 감독들은 대부분 두번째 작품을 만들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두번째 작품을 연출하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낼것입니다. 그리고 찾아온 두번째 연출의 기회는 감독들에게는 마지막 승부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작품에 유명한 감독들이 도움을 준다면 많은 힘을 얻는게 사실일 겁니다.
소년 천국에 가다를 만든 윤태용 감독은 베니싱 트윈으로 데뷔를 한 감독이고 베니싱 트윈이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실패하며 잊혀져가는 감독이었지만 오랜만에 소년 천국에 가다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예전부터 동고동락 하며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버린 박찬욱 감독과 이무영감독의 도움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각색을 맡기까지 했습니다. 이쯤되면 굉장한 힘이 될 것입니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영화 곳곳에 엄청난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이름부터 시작해서 여러 에피소드들은 두번째 작품을 만드는 감독의 사생결단의 의지를 보여주기 까지합니다. 이 작품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 입니다.
13살 네모의 파란만장한 순애보적 러브스토리를 축으로 하는 소년 천국에 가다는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 시작하며 이름 에피소드에서는 폭발적인 웃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또한 13살이지만 이미 지능은 너무나도 성숙해버린 네모의 행동들은 웃음과 함께 극적인 감동의 장면들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13살이지만 미혼모의 남편이 되고 싶은 네모에게 찾아온 완벽해보이는 미혼모 부자는 술만 먹으면 멍멍이가 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매우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네모는 부자씨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걸 바치지만 사고로 인해 죽을 뻔하지만 아버지의 도움으로 33살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그 사랑을 지속하게 되지만... 결말은 반전의 요소가 강한듯 약하기도 하고 감동까지 줄수 있는 부분이기에 생략하겠습니다.
약간의 정치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도 한 소년 천국에 가다는 정치적인 부분을 아주 간단하게 넘겨버리고 코믹과 감동을 위해 모든걸 매진합니다. 사실 네모의 13살 시절 역할을 맡은 김관우군의 엄청난 열연은 관객들은 웃음 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박해일씨도 분명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김관우군의 능글맞은 연기 덕분에 중반이후로는 지루함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초반 엄청난 기세로 몰아붙이던 영화가 중반 이후 감동을 위해 달려가기 까지는 아무래도 힘이 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엔딩에서는 억지스러운면이 좀 강하긴 했지만 판타지 라는 기본 베이스 덕분에 무마가 되는 느낌입니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80년대의 모습을 보는 추억도 존재하며 어른보다 더 성숙한 소년 네모의 파란만장 순애보는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면 유쾌한 얼굴로 극장을 나설수 있을 것입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주연 캐릭터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조연캐릭터들을 묘사하는게 겉도는 경향이 있었으며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너무 억지스럽다는 것 일 겁니다.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두번째 작품에 대한 강박관념때문인지는 몰라도 웃음코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일겁니다.
하지만 윤태용 감독은 소년 천국에 가다 덕분에 다음 작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단축될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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