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형사라는 영화가 도마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파이다라는 쪽에 선 사람들은 개연성 없는 내용에 뮤직비디오 식의
억지 영상에 토를 달고, 괜찮다는 사람들은 영상미가 어떻고 스타일이
어떻다라는 쪽에 점수를 건다.
초창기 무성 흑백 영화에 비하면 최근의 영화들은 엄청난 수의 장르에다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중무장한 특수효과들로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존재로 진화해 버린듯 하다.
벗뜨.....
동영상과 영화는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가 동영상과 구분 될 수 있는 것은 그 특유의 서사구조라 생각한다.
물론 노래가사와 전혀 관계없이 조폭이 나오고 남여 주인공 중에
하나는 꼭 죽어야만 얘기가 되는 뮤직비디오도 나름대로 서사구조라면
가지고 있지만 그걸 서사로 인정하는 영화광들이 몇이나 될까?
어지간한 품위(?)를 가진 야한 동영상들에도 서사구조는 있다.
그럼 그걸 제대로 된 서사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그걸 서사를 흉내낸 겉멋일 뿐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다분화된 세상에서 서사구조란게 반드시 기승전결이라는
고전적인 형태를 가져야 하고 예술의 장르가 어쩌구 하며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파격의 형식을 갖춘것도 좋고 오히려 모든 서사구조를
배격하는 혁명적인 주장도 좋다.
하지만 어설픈 서사구조를 들이대며 대중을 바보취급하려는 건 곤란하다.
X같은 세상에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설정의 영화라면 어설픈 신파라는
건 최악의 연출이다. 1편에서 지겹게 연속되던 그 억지 감동을 그대로
이어온 속편은 거기다 동료의식이라는 악수를 가미했다.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전화로도 악취가 난다던 X같은 딸내미가 아버지의
그림에 나오는 소녀가 자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매듭
지으러 총을 들고 살인을 하러간다는 설정? 대한민국 뮤직비디오이상의
황당한 메세지 아닌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성격이 바뀌니 영화내내 이어
지는 행동역시도 말도 안된다.
굳이 이 영화의 장점을 찾자면 액션과 스타일리쉬한 면이겠지만 그게
장점이 되는 것은 우리세대도 액션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10대들의 자부심에 기대지 않으면 안될 허접함 일뿐...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형사의 장단점 역시 이와 얼마나 다를까?
근데 자꾸만 이런 류의 영화들이 늘어가고 어느정도 흥행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런류의 스타일이 먹힌다는 얘긴데....
아마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하는 듯 하다.
서사구조란 결국 제대로 된 이야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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