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이 영화는 줄거리를 들을 필요도 없거니와, 정작 보게 되더라도 줄거리는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 그만큼 이야기가 가볍고 뻔하며 성의도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까지는 영화 자체의 장난기로 커버가 되기에 견딜 수 있다.
중반 이후 갑자기 진지해진 영화는 나를 당황케 했으며, 그건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지한 것도 제대로 된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영화는 '친구와의 우정'이라는 이런저런 영화,책,드라마 등에서 쓰고 또 써 온 닳고 닳은 소재를 전혀 새로울 것 없이 비슷하게 써 먹는다. 불량공주 모모코(시모츠마 이야기)는 초중반에 굳이 심어놓은 자신의 이미지를 가벼워 보이지 않기 위해 억지로 교훈을 쑤셔박다가 망쳐놓은 케이스 같다. 뭔가 떨떠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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