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편의 영화도 보지 못하고 오월이 갔다 바쁜 것은 좋지만, 문득 영화관 안의 어두움과 스크린이 진하게 그립다. 그 가운데에서 모처럼 본 건데,
연애술사는 요즘 잘나가는 연정훈, 내가 좋아하는 박진희가 나온다. 줄거리 전체가 모텔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수없이 모텔을 들낙거리는 아주 걸쩍지근한 영화다.
수없이 모텔을 들낙거린 잘나가는 마술사 연정훈, 몰카에 찍힌 사실을 알고, 그 대상인 과거의 여인을 만나러 간다. 지나간 여인이란, 카사노바에게 있어 단지 단물빠진 껌, 혹은 씹다버린 무 쪼가리와 같지 않을까.
플레이보이에게 있어 여자란 그저 '한번자는 것'이다. 그리고 또 새여자를 만나고, 그 숫자를 더해가는 것. 거기엔 '여자'외에 '진실'이란 없다.
이 영화는 약간의 기발함과 소소한 웃음, 몰카를 찾아 수없이 모텔을 들낙거리는 두 남녀가 진실하게 서로에게 다가서는 과정을 무리수없이 보여준다. 간간이 등장하는 마술도 꽤 설득력있고 재미있다.
마지막에 그들이 신혼여행을 가서도 몰카가 있을까봐 장비를 꺼내 탐색하는 장면은 우습다. 로맨틱 드라마치고 크게 무리수없고 그럭저럭 재미있다.
'야한것을 위장한 진실한 영화'라고 했더니 누가 그런다. '그게 야한영화지 뭐냐'고.
'0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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