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악평이 많았지만, 제 취향에는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유지태를 비롯한 다수파는, 즐거운 마음으로 남극의 '도달 불능점'을 향해 탐험을 떠납니다.
그러나, 부대장과 대장(송강호)은, 무언가 조금 '짓눌려 있는 듯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지요.
영화가 진행하면서, 부대장은, '그래도 현실을 중시하기 때문에' 의지가 약한 모습을 보여 주게 됩니다.
결국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대장과, 자신이 살기 위해 결국 탐험의 끝까지 가야 하는 유지태 간의 대립이 결정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과연 저 양쪽 중 어느 쪽에 의해서 발전해 온 것일까?
그 대답은 자명해 보입니다.
우리는 영웅을 아쉬워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그런 사람이 지금 있다면'...하고 바라지만, 정작 자신이 그런 영웅의 삶을 살지는 못합니다.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 않는 영웅의 삶의 허무함과, 그 대가로서의 절망과 고통과, 실패의 경우의 참담함 같은 것은, 그저 어두운 그림자일 뿐일까요?
유지태를 비롯한 다른 탐험대원들은 우리들 보통 사람들과 닮아 있습니다.
'어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실 별로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영화를 좀 더 상영시간을 길게 하고, 좀 더 많은 필연성을 부여해 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제 한국영화는, '민족주의'와 '영웅'을 부각시키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생각납니다.
세계적으로는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를 볼 때 그런 생각이 일어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극일기'는 순수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흥행보다는 영화 자체에 집중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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