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못생긴 초록 괴물 슈렉과 왈가닥 피요나 공주가 펼치는 액션 어드벤쳐 동화. 물론 우리의 당나귀 덩키도 한몫하지요...
영화를 본 모든사람들, 비평가 뿐만아니라 관객들 까지도 모두 두 엄지손가락을 지으며 최고의 찬사를 받고있는 3D 애니메이션 슈렉. 더구나 지금은 미이라 2의 흥행성적을 누르고 명실공히 올해 최고의 영화에 등극해 있는 이 영화. 기대가 안갈수 없었다. 더구나 시사회에 모두 줄줄이 떨어지다보니 결국엔 개봉일에 맞춰 영화를 볼수 밖에.....
우선 영화를 보고나서의 느낌은 엽기적 패러디동화라는 느낌. 아마도 이 영화를 기획 제작 감독한 사람들의 기본생각은 "형식의 틀을 벗어나 좀더 자유로운 발상의 동화를 만들자" 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생각에 부응하듯 슈렉속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가능한 모든 동화속 주인공들의 전형을 깨버린다.
슈렉은 아름다운 숲속에서 혼자살기를 즐기는 초록괴물. 화장실에 앉아 동화를 읽으며 "웃겨~~" 하며 동화를 빈정기도하고, 화장실 앞에서 평화롭게 기지개를 펴고 진흙으로 몸을 닦을줄도 아는 생각보다는 깨끗한(?) 괴물, 더구나 낚시까지... 혼자서 사는 괴물치고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산다. 그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지기 시작한건 숲속에 동화주인공들이 침입하면서 부터... 왕이 되고싶어하는 영주 파콰드. 그는 동화속 주인공들에 웬 감정이 그리도 많은지 그들을 그의 영지에서 모조리 쫓아낸다. 이에 슈렉이 사는 숲속까지 쫓겨온 동화속 주인공들. 웃긴건 평화로운 슈렉의 울타리가 순식간에 그들에 의해 점령(?) 당했다는것... 첨엔 수다스러운 당나귀 덩키뿐인줄 알았는데.... 혼자살아봤던 사람들은 알겠지만 계속 간섭받지 않고 살고 싶은법... 조용한 자신의 숲을 되찾기 위해 슈렉은 파콰드를 찾아가기로 결심, 당나귀 덩키와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한편 영주 파콰드. 그는 누군가를 마구 고문하고 있다. 뭔가를 알아내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의 군대가 뭔가를 찾아 대령한다. 어?! 백설공주에 나오는 말하는 거울이다. 파콰드는 자신이 왕이 되는 방법은 공주와 결혼하는 길뿐이라 생각하고 거울에게 자신과 결혼 가능한 공주들의 리스트를 명령한다. 리스트에 오른공주들은.... 신데렐라 - 신데렐라가 공주였나 ? 왕자와 결혼해서 신분이 상승했을뿐인데... 거울이 착각을 했거나 제작자가 착각을 한것같다. 그래도 공주축에 낄정도로 이쁜건 맞다. 백설공주 - 진짜 공주이긴하다... 하지만 파콰드도 알까? 그녀의 목에걸린 독 사과조각을. 그리고 우리의 공주 피요나... 솔직이 인물이나 패션이나 피요나가 가장 예쁘고 세련됬다. 아무래도 다른 공주들은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캐릭터이니 피오나가 두두러 지는건 당연지사...(하지만 피오나공주는 동화속 탑꼭대기에 갇혀있는 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섞어놓은것 같은 이미지 이다.. 그러니까 동화속 설정을 짜집기한 패러디 공주.) 파콰드도 보는 눈이 있었나 ? 세련된 피오나공주를 선택한다.(솔직히 내 생각엔 나머지 유명한 두 동화속 여인들은 들러리... 우리의 피요나 공주가 선택이 될건 당연지사. 왜냐면 드림웍스에서 창조한 공주 캐릭터이며 제일 예측 불가능하니까 !?) 슈렉과 파콰드 영주의 첫만남. 파콰드가 피오나 공주 구출작전에 투입한 전사를 뽑고 있을때 홀연히 나타난 슈렉. 다른 사람들은 나뽑아줘 ~~ 이러고 열심히 싸우는데 슈렉은 뭐야 하며 귀찮다는듯 모든사람들을 물리친다. (이대목에서 슈렉과 당나귀 덩키의 콤비플레이 액션은 코믹과 다이나믹을 가미한 상당히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결국 모두를 물리친 슈렉. 파콰드는 어쩔수 없이 슈렉과 협상한다. 피오나 공주를 구해오면 동화속 주인공들을 불러들이겠노라고... 물론 슈렉은 공주를 구하러 가지요. 혼자 조용히 살고싶은 욕심에... 공주를 구하는것에 당나귀 덩퀴도 한몫하고 무사히 피오나 공주를 구해서 파콰드가 사는 영지로 데리고 가는데.... 슈렉도 남자인지라 피오나 공주에게 자꾸만 관심이가기 시작하는데... 어라 ?! 피오나 공주도 슈렉이 싫지는 않은가봐요... 이 둘은 어떻게 될까요 ?!?!?!
이 영화의 성공포인트 하나. 우선 동화적 소재라는 점. 3D 애니메이션의 단점은 동화적 캐릭터 즉, 인형이라든지 동물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3D로 표현을 해도 꽤 괜찮은 그림을 만들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형상화 하기엔 아직 시간이나 기술 그리고 돈이 많이 필요하다(파이널 환타지의 예만 봐도 그렇다.). 그래서 토이스토리의 인형들은 꽤 현실적이었지만 그것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모습은 인형과 별반 다른점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인지 3D 애니메이션들은 가능한 사람의 형상이 나오지 않는 동물의 세계나 인형들의 모습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슈렉속의 사람들은 동화속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도 그럴것이 동화를 빗데어 그 세계를 표현한 것이고 그 세계사람들이라곤 동화책 속에서 밖에 보질 못했으니 사람들이 동화속의 그림과 비슷하다고 뭐 거리낄것이 있으랴... 오히려 사람하고 똑 같이 표현되었다면 더 거부감이 있었으리라...
둘. 캐릭터의 성격부여. 영화의 제작단계에서 부터 캐릭터에 대상을 설정하고 그 캐릭터의 더빙과 성격을 형성했다는 소문답게 이 영화속의 피오나 공주는 카메론 디아즈, 당나귀 덩키는 에디 머피의 느낌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마치 그들이 이 영화속에서 연기를 하는 것처럼 그들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베어있다. 다만 마이크 마이어스란 배우는 우리에게 그다지 친숙치 않아서인지 슈렉의 느낌과 어느정도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다만 오스틴 파워의 느끼한 이미지는 전달되어지지 않은걸 보면 그가 느끼한 이미지의 표현만을 주로 하진 않는 모양이다.) 영화속의 행동이나 말들이 너무도 생동감있고 각각의 개성이 뚜렸했다.
셋. 동화의 엽기 패러디. 이 영화의 전제 동화는 아마도 미녀와 야수인것 같다. 슈렉은 야수, 피요나 공주는 미녀. 거기에 잠자는 숲속의 이미지와 탐 꼭대기에 갇힌 공주(제목이 생각이 나질 않음)의 이미지를 가한 공주 구출장면. 마법에 걸린 야수가 아닌 공주. 진정한 사랑을 만나야만 마법이 풀린다는 설정. 하지만 피요나는 미녀처럼 얌전하지도 조신하지도 않다. 그녀는 멋진 왕자님이 와서 자신에게 키스하며 마법을 풀어주길 기대하지만 슈렉은 멋지지도 그렇다고 왕자도 아니다. 하지만 피요나의 왈가닥적 성격은 슈렉과 꽤 잘 어울린다. 또한 대부분은 낮시간에 마법에 걸리고 밤시간엔 제모습으로 돌아와서 낮에는 추하고 밤에는 아름다워지지만 마법에 걸린 피요나는 어째 마법에 걸린 모습이 제모습이었으면 싶다. 거기에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이 파콰드를 피요나에게 이끈다는 설정은 기발하다고 까지 말할수 있다. 더구나 그 거울의 성격.... 자신이 아나운서인양 약간은 방정맞게 공주들을 소개하는 모습이란... 정말 엽기적이고 획기적인 마법거울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여하튼 하나에서부터 열가지 이 애니메이션에선 동화속 기존의 틀은 존재하질 않는다. 무조건 상식의 틀을 깬 동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듯.... 하지만 발상의 전환은 언제나 신선한것... 이 영화속의 발상의 전환은 신선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꽤 성공적인 발상의 전환인것 같다.
아쉬운점. 영주 파콰드의 인물설정. 이 영화속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Bad guy. 파콰드는 땅딸하며 뭔가 심술이 가득한 모습으로 동화속 주인공들을 숲속으로 내몬다. 하지만 그의 악행은 그뿐. 미녀의 마법이 풀리는걸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슈렉이 피오나 공주를 찾아왔을때 약속을 지키지 않는것도 아니다... 결과적이로 이 동화에는 악인이 존재하지 않고 너무도 순조롭게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이루어졌다는것. 사랑엔 장애물도 있어야하고 오해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걸 할만한 악한인 파콰드가 너무 재미없게 그려졌고 그의 캐릭터또한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상당히 미비하게 그려졌다. 단지 나쁜사람이라고만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는듯... 그가 왜 나쁜지는 그다지 구체적으로 그리진 않고 있다. 그래서 이 악당의 이미지가 행동이 구체적이지도 뚜렸하지도 않은 관계로 이 영화는 자칫 싱거워질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딛고도 이 영화가 모든 관객들의 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든 이유는 기발함이라는 데 있다. 기발하고 색다르고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있었기에 영화전체가 활기차고 생동감있고 재미있다. 어쩜 악당이 그다지 힘을 못써서 좋은 사람들의 세상으로 영화가 줄곳 유지가 된것이 장점으로 작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세상엔 그리고 영화속엔나쁜사람들이 너무 많으므로...)
여하튼 발상의 전환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기쁨을주고 신선함을 주는지 이 영화를 보고 다시금 확인한것 같다. 3D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보아야할 영화리스트에 한번쯤 올라갈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