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다. 개인적으로 부시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이기에, 공감하는 바도 많았고, 통쾌한 장면도 많았다. 그러나 마냥 칭찬만 하기엔 너무나도 위험한 영화이다. 오히려 자신이 다칠수도 있는 양날의검이라 표현하고 싶다. 먼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이면서 반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허구가 아닌 실제상황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는 감독의 정신, 주장이 너무나 강하게 표현되어있다. 현재 사회에서 영상매체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만큼 다큐멘터리 영화의 여론조장은 강력하다. 그점에서 이영화는 또하나의 날을 세우고 있다. 부시에 반대한는 무어의 주장이 깔리워진 스크린속에서, 시종일관 부시의 추악한 면만이 보여진다. 이 영화의 주제는 부시는 잘못되었다.. 나쁘다.. 이며, 일방적인 스크린의 영상속에 관객의 판단의 자유는 없어져버렸다. 우리가 교과서를 아무 의심없이 믿는것처럼.. 아무리 그가 옳다고 하여도 이것은 옳지않다. 다큐멘터리의 기본은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이다. 자칫 잘못하면 영화가 정치의 또 하나의 이용물이 될 수 도있다.
분명 개인적으로 부시를 반대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것은.. 과연 부시 한사람만의 잘못인가? 이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자국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정책이 더 문제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오로지 부시만이 잘못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말 더 중요한 미국의 외교정책은 조금도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 영화의 관객들은 부시만을 비난한다. 그러나 과연 부시만 아니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일까?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부시 한사람을 희생으로 전세계의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그의 뜻이 그랬든 안그랬든간에 말이다. 자국의 현대통령을 비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무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씨 더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미국은 백인우월주의와, 과거 그들의 잘못을 미화해 왔다. 어릴때 서부영화를 보며 인디언은 무조건 나쁘며, 미개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는가? "화씨911"은 또다른 형태의 서부영화의 시초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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