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참 시원하게 봤다.
이유는 두가지.
누구나 감히 할 수 있는 부시 깔아뭉개기를 누구도 감히 할 수 없는 공식적인 영화로 시원하게 했기 때문.
아침이라 사람이 워낙 없어서 에어컨이 빵빵했기때문.
이유야 어떠했건 이 영화가 정말 통쾌하고 시원하다는 건 맞는 말이다.
부시의 당선부터 이라크전쟁까지로 해서 그야말로 부시를 개취급한다.
'뭐야 저 개새끼'라고 튀어나오기도 전에 영화에서 '부시또라이'를 외친다. 이 얼마나 고마운 영화인가-
처음에 이 영화는 단지 감독, 마이클 무어의 부시에 대한 엄포로만 봤었다.
근데 중간중간에 미국의 보수세력이라든지, 부시와 빈라덴의 가족사, 미국의 빈부격차,
이라크전쟁으로 힘들어하는 이라크국민들과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 등.
내가 몰랐고 잊고 있던 것들을 보여줬다.
뭐 누구나 보면 '개새끼 부시, 부시 또라이'라는 말이 나올껀 뻔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머리뚜껑이 봉해져 있는 어린아이였다.
그걸 보는 순간에 '아 역시 다큐멘터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린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길래.
머리에 듬성듬성 실로 꿰맨 흔적에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
정말 가슴 아프게 했다.
아직도 그 아이의 눈물과 봉해져 있는 머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말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군대로?
정말 미국의 빈부격차를 보여준다.
빈부격차야 잘 사는 미국에도 못사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것이지만-
너무 하지 않는가-
돈있는 자식들은 나라를 위해서 아이비리그에서 꿈꾸고.
돈없는 자식들은 나라를 위해서 전쟁에서 영원히 꿈에서 끝난다.
마이클무어가 의원들에게 자식들을 파병보내라며 설득하고, 그것을 모두 거절하는 의원들을 보면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너무 쪽팔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또 가슴 아팠던건 이라크 파병간 아들을 잃은 엄마의 눈물이다.
다 키운 자식을 아무것도 해준 것도 없는 국가에게 뺏긴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아들이 군대만 가도 맘 편히 못주무시는 어머니들이 계신데-
전쟁터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
아무리 내가 그 마음이 애틋하다는 것을 안다 해도 내가 아는 그것 보다 훨씬더 절실하고 아플 것 같다.
또 그 아들에게 온 편지에서 부시의 전쟁은 정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애국심이 필요로 하지 않는 전쟁. 있어도 처참한데..
이 영화 부시를 힘껏 조롱하고 비웃는게 너무 통쾌했지만-
어린아이의 눈물과 아무런 의미없는 전쟁을 해야하는 군인들과 그들의 어머니의 눈물이 답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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