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엄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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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효과가 유명해진 것은 마이클 클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이 등장해지면서 부터 였습니다. 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 인기를 영화로 다시 재 현하면서 일부 물리학, 수학과 학생들만 관심을 가졌을 카오스 이론을 평범한 사람들 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저를 비롯한 몇몇의 무모한 사람들은 유행 을 타고 출간된 카오스 이론 서적들까지 읽어보기도 했으니, 쥬라기 공원의 영향력은 엄청났다고 볼 수 있겠죠.
나비 효과는 간단히 정리하면 "동경에서 나비가 날개짓을 한 행동이, 뉴욕에서 폭 풍을 불러올 수가 있다" 는 것으로, 일개의 작은 개체의 행동이 나중에 큰 효과를 불 러 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도 카오스 이로는 '날씨 예측'이나 '증시 분석' 등 에 가장 많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이것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한 소년이 대장간에서 말굽에 쓸 못을 훔쳤습니다. 그런데 그 못은 군대의 장군이 탈 말의 말굽을 고정시킬 때 사용할 못이었습니다. 대장장이는 급한 마음에 급조한 못을 사용해서 말굽을 완성시켰고, 그 말굽은 대장의 말에 장착되었습니다.
얼마 후, 이 나라에 전쟁이 났고, 장군은 모든 병력을 이끌고 전쟁에 참전합니다. 그런데, 한참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갑자기 말의 말굽이 떨어져 나갔고, 당 황한 말은 발을 헛 딛어 장군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장군을 결국 목숨을 잃었고, 지 휘관을 잃은 군대는 전쟁에서 패하고 맙니다. 그렇게 전쟁에서 패한 이 나라는 결국 적국에게 멸망을 당하고 맙니다.
소년이 못을 훔친 행위로 인해서 결국은 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다는 것이죠. 실제로 모든 상황에는 수없이 많은 요인들이 적용되어 결과가 일어납니다. 그러나 어느 중요 한 시점의 어떤 행동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당 시에는 그 시점이 중요한 시점인지, 또는 중요한 행동인지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 제목이 스토리를 모두 얘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 이널 데스티네이션 2 의 감독을 썼던 에릭 브레스와 J. 매키 그루버는 그 설정을 가 지고 정말 영화를 재치있게 풀어냈습니다.
사실 영화의 초반부는 극도로 지루합니다. 과연 이 영화가 재미있어 질 것인가? 대 체 이 감독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가 주인공의 능력이 발휘되면서부터 스토리는 급격한 물살을 타게 됩니다.
주인공인 애쉬튼 커처와 에이미 스마트는 다른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었지만, 제가 별로 관심있게 본 영화가 아니라서 그 때의 연기나 비중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적절한 케스팅이었고,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어느 시점을 바꾼다는 개념은 '백 투더 퓨처'에서 큰 인기 를 끌었고, 그 후로도 많은 영화에서 '시간'과 '미래'를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조금 은 다른 접근 방식이었지만, '프리퀀시'도 과거의 사소한 행동의 변화로 미래가 급격 하게 바뀐다는 나비 효과를 표현했었고, B 급 영화인 '레트로 액티브'에서도 이 영화 와 거의 흡사한 전개 방식을 보여줬었습니다.
프리퀀시가 자연 현상에 의한 '과거와의 무선 통신'에 의해, 과거의 인물들이 현재 를 바꾼다는 개념이라면, 레트로 액티브는 타임 머신을 이용해서 영화 '나비 효과'와 동일한 목적인 과거로 가서 잘못된 현실을 바꾸겠다는 시도를 '반복'해서 합니다. 여 기서 중요한 키 포인트는 '반복'과 '시점'에 있습니다.
레트로 액티브와 나비 효과가 비슷한 아니,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점은 바로 같은 사건의 반복입니다. 프리퀀시는 과거의 인물의 행동에 의해 미래가 지속적으로 바뀌기는 합니다만, 스토리는 계속적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레트로 액티브와 나비 효과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고 다시 출발하고를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레트로 액티브의 경우에는 완전히 동일한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미래를 바꾸는 것이고, 나비 효과는 다른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미래를 바꾸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후회를 하기 마련입니다. 아, 물론 한치의 오차도 없 이 완벽하게 사신 분들은 제외입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가능만 하다면 과거로 돌아가 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어 합니다. 그게 사소한 것이 되었든, 아니면 큰 사건이든 말입니다.
레트로 액티브와 나비 효과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즈 처럼, 두 가지의 선택길에서 이쪽을 선택한 경우와 저쪽을 선택한 경우만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각 시점으로 돌아가서 마구 마구 계 속해서 바뀌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만 고치면 완벽할 것 같은 상황이 나비 효과에 의해서 엄청나게 큰 변 화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사소한 행동이 너무나 많은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결국 결국 자기가 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고 맙니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얻었다가 친구를 잃기도 하고, 모든 것을 얻었는데 자신 이 완전한 불구가 되기도 하고, 자기와 친구가 잘 풀렸는데 사랑하는 여자가 창녀가 되는 상황을 맞게 되면서, 결국은 "나와는 모르는 편이 좋았다" 는 결론을 내리게 됩 니다.
과거를 수차례 바꿀 정도로 사랑했던 그녀지만,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그는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게 됩니다.
첫 만남이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애쉬튼 커처는, "너 같은 건 꼴도 보기 싫어.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나면 죽여버리겠어"라며 잔인한 대사로 그녀와의 시작되는 인연 을 원천 봉쇄합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흘러간 미래는 모두가 평탄한 삶을 살게 됩니다. 여러번의 삶을 만들면서까지 사랑했던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
이 영화는 초반의 지루함은 좀 있지만, 중반 이후가 정말 스피디 하면서 재미있게 흘러가고, 마지막 결말은 정말 압권입니다. 사실 초반의 지루함도 다시 봤을 때는 스 토리 라인이 전반적으로 이해가 되면서 처음 볼 때보다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구요.
이 영화는 시간에 대한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쯤 꼭 볼만한 영화이고, 이 것 말고도 레트로 엑티브 같은 영화도 추천하고 싶군요. 또 X-Files 에도 이것과 비 슷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찾아내면 몇 시즌의 몇 번째 에피소드인지 수정해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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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글을 보는 분 중 사랑에 실패한 분이 이렇게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실패 한 그녀(혹은 그)와의 사랑이 잘못된 시점으로 가서 돌이키시겠습니까? 아니면 처음 인연이 시작된 시점으로 가서 인연을 지우고, 다른 사랑을 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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