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기상이변이란 말이 딱 들어 맞을 만큼 벌써부터 초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한낮의 더위는 성난 사자의 모습을 하고 우리들을 엄습해 오고 있다 더위가 이른 탓에 여름에 나와야 할 공포영화들이 시도때도 없이 엄습해 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엔 구지 여름을 기다리지 않아도 강한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본 영화는 독일의 공포영화 아나토미였다 사실 독일 영화라고 하면 별로 기억에 남는 영화도 없다 더더군다나 공포영화는… 그런데 이번에 그전 롤라런에서 열연을 했던 배우가 이번엔 공포영화를 찍었다기에 얼마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곁에 다시 찾아 왔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헐리웃 공포영화와 독일 공포영화는 뭐가 틀리까하는 궁금증에 이 영화를 봤다
누군가가 살아있는 나 자신의 몸에 마취제를 놓고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면서 인체실험을 한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나토미 그건 해부라는 말인데 살아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험한 실험인 것이다
사실 첨엔 기대를 많이 했다 헐리웃 영화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다른 나라의 새로운 영화는 거의 접하기 힘들었는데 그것도 독일의 공포영화라니… 이 영화는 대학의 병원에서 실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고 있는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AAA 집단에 관한 음모와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독일의 감독들도 헐리웃 영화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많은 헐리웃 대작들에 고개를 못들어서 그런건지 ‘이것이 독일 공포영화의 진수다’ 라고 딱히 표현할 만한 구석을 한군데서도 찾지 못했다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헐리웃 공포영화가 늘 그러듯 주인공 주위의 사람들에 의해 사건이 전개되다가 서서히 자기 자신에게까지 밀려오는 공포의 엄습함까지… 달리 표현하지는 않았다 구성도 다르지 않고… 다만 바뀐게 있다면 배우와 이야기의 구성정도… 그리고 또 긴박한 상황까지 이끌어가는 이야기 전개에서 갑자기 한꺼번에 팍 풀려서 맥이 끊기는 경우와 정말 이 영화의 가장 문제점은 영화도 영화지만 자막 처리 였다 공포영화에서 그 분위기와 함께 그 대사가 얼마나 중요한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극중 후반부에 긴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난데없이 자막이 올라가는 대사는 ‘내가 니꺼야’, ‘난 누구에게도 갈 수 있어’ 등등 모 cf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사들이 눈앞에 지나쳤을때는 도대체 코믹영화와 공포영화를 혼돈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런 장난을 친건지 아마 이부분에서 무서움에 떨어야 했던 사람들도 대사를 보고는 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공포영화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긴박감과 그에 맞는 음악의 조화 이런 것들이 있겠지만 오늘에서야 새삼 느꼈지만 대사의 처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한다는 걸 이 영화보고 알았다
무더운 여름이 엄습해오는 요즘 더위를 조금 식힐 생각이라면 이 영화를 봐도 무관할 것 같다 신선한감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간간히 무서움이 전달되기는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