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공포영화를 바라보는 성향이 각각 다르다.
>>피가 난무하는 끔찍하고 잔인한 공포.
>>관객을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
>>공포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심리적 공포.
이런 공포들 중 어떤 것은 공포영화의 최고 척도라 생각하고 어떤 것은 배척하는 관객들. 또 이들 모두를 받아들이는 관객들. 혹은 이들 중 어떤 건 받아들이고 어떤 건 받아들이지 않는 관객들. 이들 공포를 다 받아들이는데 우선 순위가 있는 관객들.
공포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위에 나열한 것처럼 이런 각 공포들 중 어떤 걸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인정하느냐에 따라 그 성향이 각각 다르다. 그러기에 똑같은 공포영화를 보더라도 누구는 '이 공포영화는 무섭지 않다.' , '아니다. 너무 무섭다.' 등등 평이 각각 다른 것이다.
(공포영화들 또한 위 세가지 공포 중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공포영화나 아니면 어떤 두가지나 세가지 모두를 혼합시킨 공포영화 등 제각각이다.)
(필자는 세 개의 공포를 받아들이면서도 심리적 공포를 무척 좋아하며(이 영화로 맛들인 거다) 끔찍하고 잔인한 공포는 편치 않게 여긴다.)
(위 세가지 공포는 필자가 개인적인 판단으로 제시했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 밑에서'는 위에 제시한 세가지 공포들 중 심리적 공포에 집중하여 심리적 공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즉, 이 영화를 무섭지 않다하는 관객들은 심리적 공포를 느끼지 못하거나 배척하는 관객들이다. 하지만 심리적 공포를 느낄 수 있고 받아들이는 관객이라면, 특히 심리적 공포가 위의 공포들 중 가장 끌리는 관객이라면 한 번 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검은 물 밑에서'는 위에서 말했듯 심리적 공포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토리는 전형적이지만 그런 전형적인 스토리가 영화가 스토리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심리적 공포를 펼칠 수 있게 해 준다. (히데오 감독의 전작 '링'이 미스테리를 푸는 과정의 스토리 때문에 심리적 공포를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과는 달리) 그리고 심리적 공포의 대가 '나카다 히데오'는 이런 조건에서 관객을 쉴 새 없이 긴장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긴장된 순간에 깜짝 놀라는 장면을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시켜 관객에게 심리적 공포만이 전해줄 수 있는 공포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또 마지막의 뜻밖의 결말은 관객에게 보통 공포영화에선 느끼기 힘든 찐한 감동과 여운을 준다.
개인적으로 처음 '검은 물 밑에서'를 봤을 땐 너무 무서웠어도 (내가 그 동안 본 공포 영화 중 가장 무섭다.) 전형적인 공포영화라 생각했는데 뒤에 '가위'와 '고티카'를 접하고나서 이런 공포영화 접하기가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심리적 공포를 즐길 수 있는 이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다.
심리적 공포: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나 대강 아는데 까지 설명하겠다.)
관객이 영화 속 등장인물에 동화되면서 등장인물이 느끼는 것과 비슷하게 심리적 불안감(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심리적 긴장이 고조된 순간에 깜작 놀라게 하는 장면을 적시에 등장시키므로서 심리적 긴장이 갑자기 풀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는 공포다. 잔인하고 끔직한 장면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미덕을 갖추고 있으며 위 세가지 공포 중 가장 수준이 높고 연출하기도 무지 어려운 공포다. 이 공포를 연출하려면 공간에 대한 탁월한 연출 감각, 정확한 타이밍 파악 능력, 등장인물의 심리상태의 정확한 파악, 공포라는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 등 상당한 연출 역량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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