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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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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05 오후 3:4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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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버지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
아버지... 언제나 한없이 강할 거라 믿었던 존재... 하지만 늘 슈퍼맨 같았던 그분도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한없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점점 커가면서 알게 됩니다. ㅠㅠ
이제 저도 그 아버지의 길을 가려 합니다. (아직 좀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
두렵고 힘든 길이겠지만, 우리 모두 가야할 길이기에... 무엇보다 당신이 가셨던 길이기에...
여기 한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는 무사였습니다.
젊었을 적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단체에서 배신을 당하고, 그 와중에 부인까지 잃은 무사...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복수합니다.
하지만, 이내 그 거대한 단체가 그를 쫓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는 하나 남은 아들을 데리고 도망(?)다닙니다. 아니, 어쩌면 그는 자신과 자신의 아들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일지도... ^^;
아무튼 전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영화 속 무사를 보며 지금... 현실의 아버지들을 떠올렸습니다.
아버지... 그 이름은 어렸을 적 저의 우상이었습니다. 지금도 물론이지만... ^^
비록 자상하신 아버지는 아니였지만, 저의 아버지는 한없이 강하고 저의 말이라면 모든지 믿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늘바쁘셔서 함께한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제게는 100점짜리 아버지셨습니다.
그런 든든하고 믿음직한 후원자이신 아버지가 계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입니다. 후후.
아무튼 힘들고 고된 생활 속에서도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으시고 늘 강함만을 보여주셨던 그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요즘들어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힘든 현실이 오늘날 모든 아버지들에게 힘들고 고될 수 밖에 없겠지만, 조금씩 힘을 더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이라면 모든 것이랄 수 있는 자식들이 바라 보고 있기에... ^^
이런 너무 옆으로 샜네요.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
아무튼 자신이 전설이라고 불리우는 대단한 무사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자신 혼자였을 때 이야기지, 아들이라는 약점을 지닌 이상 그것은 통용되지 않습니다.
적들이 그보다 약한 그의 아들을 노려 공격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다소 비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
그래서 그는 어린 아들에게는 보여줘서는 안되는... 자신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까지 보여주게 됩니다.
늘 아들과 같이 다니다 보니, 보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a
영리한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그런 괴로움을 잘 압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붙어 지내며, 힘든 내색을 전혀 안합니다. 한없이 귀여우면서도 어른 같은 그 아이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
특히 아들의 영리함은 자신이 인질이 되었을 때 빛이 났습니다.
적들이 어찌어찌해서 아들을 인질로 삼아 무사에게 할복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무사는 그것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아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란 것을 알기에...
다소 비정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그는 아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엄마에게 먼저 가있으라고...
영리한 아들은 아버지의 그 말에 슬퍼하지 않고 약간의 재치를 발휘합니다. 그 덕에그 둘 모두 살아남습니다. ^^
아무튼 이 영화는 1970년대 작품이라 지금 보기에는 다소의 무리가 있습니다.
어수룩한 연기에 어설픈 특수효과... 당시에는 대단했을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
뭐, 그래도 팔이 잘리고 피가 난무하는 엽기적인 장면들이 다소 있어서 좋아할 사람들도 있을 거 같았습니다. 매니아적인 성향이 좀 강하지만... ^^;
하지만, 그것도 너무 많이 잘라서... ^^;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본래 100분 정도인(맞나? ^^;)... 이 영화는 70분 정도로 많은 장면들이 삭제되었습니다.
내용 이해에 그다지 무리가 가지는 않지만... ^^a
그래도 황당하면서도 재미없는 영화로 변해버렸습니다. 왜 개봉을 하는지... ㅜㅠ
아무튼 영화는 그저 그랬지만, 오늘도 아들과 같이 떠도는 무사를 보며 우리네 아버지들을 한번쯤 뒤돌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힘들고 고단한 현실을 자식들만 바라보고 견뎌오신 우리의 아버지들을...
오늘따라 왠지 아버지랑 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별로 할 이야기는 없지만... ^^; 아니 그것보다...
아버지...
저를 이만큼 길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좀 닭살이기는 하지만, 이 말만은 꼭 해드리고 싶네요. ^^;)
이 영화는 ★★★★★ 만점에 ★★☆ 입니다.
( 2001.06.01. 오후 8시 50분, 단성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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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동반한 검객(1972, Kozure Okami : Sanzu no kawa no ubagur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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