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페퍼민트 패티]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indisle 2004-04-03 오전 12:04:07 1302   [6]
여자가 운다.
남자가 운다.
훌쩍 훌쩍 감동의 눈물이다. 존경의 눈물이다, 고통의 눈물이다.

종교란 어떤 규범과 윤리로 설명하든 믿는 사람에게는 위안이고 삶의 든든한 기둥이다.
내게 적어도 종교는 그런 의미다.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내 믿음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에 있다.
그래서 그랬던가. 절에가면 편안해지는 일상과 성당의 미사포를 쓰고 있을떄의 위안은 내게 동일하다.
하나만 믿으라는 법이 있던가. 믿는게 아니라 내게 종교는 기댈 수 있는 삶의 방법일 뿐이었다.

부처의 수행은 뼈대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 열반의 순간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하나님의 수행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까지 모함받고 의심받는 인간의 잔인한 세계에 그 고통을 인내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늘 그렇듯 교회나 성당의 십자가에는 그분의 피 흘림이 고결하게 승화되어 어쩌면
잔인할 수 있는 공포의 분위기를 존경과 믿음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 못박힘의 12시간 수행의 모습을 가장 잔인하게 가장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가 너무 사실적이었을까.

내게 눈물을 남기지 않은 장면장면은 타인에게는 무한한 슬픔으로 다가 갔는지 모른다.
적응하지 못하는 난감함이 아니라 그 고통의 장면이 내게는 비 사실적이고 혹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믿는 다기 보다 또한 픽션과 넌 픽션의 경계에서 잠시 머뭇거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다 보고 난 지금도 기억나는것은 그 잔인한 도살행위에 흘리던 피 밖에 없다.
하나님이 누구 대신, 혹은 왜 저렇게 죽었는지 그런것은 내게 의미가 없다.
다만 바보같이 그 짐을 지고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고 타인에게 존경과 도움을 함꼐 받던
그 모습이 대단해 보였을 뿐이다.
실은 온 몸이 찢어져 피 흘리며 걸어가는 길 속에서도 옷에 저 상처들이 아프지나 않을까.
피 범벅의 온 몸이 화상보다 더 뜨거운 열로 괴롭게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위로와 함꼐
끝까지 미간에 주름을 잡은 채 그 고통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던 러닝타임.

종교란 내게 저런 것을 보여주면서 그 사람을 대단하게 혹은 감동적인 수행자로 승화하는것이 아니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현실이란 없다.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위로 자체를 믿는 것이어서 그런지
눈물어린 감동은 없었지만 어떤 것이건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믿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피 범벅의 현장에서 그 분의 고통자체가 감동의 물결이 아닐런지.
자신의 믿음이 가치있게 느껴졌던건 아니었는지. 수건을 내내 들고 있던 사람들은 알겠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성당을 다시 나가볼까하고 생각했던 이유
내 세례명도 그 영화에 등장했던 한 여성의 이름과 동일하다는 기억이 다시 들었기 떄문.
아...나도 과정이 어떻건 결과가 어떻건 종교에 가끔은 아주 가끔은 기대고픈 인간이기 때문


(총 0명 참여)
1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The Passion of the Christ)
배급사 : (주)라이크콘텐츠
수입사 : 콘텐츠파크 /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9543 [패션 오브..] 유대인이란? (4) gagoyless 04.04.09 1119 0
19532 [패션 오브..] [cropper]참 보기 힘들군. 그래도 보길 잘했어. cropper 04.04.08 1441 12
19525 [패션 오브..] 하나님께서.... (1) cyclelkh 04.04.07 1075 2
19518 [패션 오브..] [패션오브크라이스트]를 보고..엽정의 평~ (3) haha0410 04.04.06 1348 3
19510 [패션 오브..] 논할것이 없는 영화...그래서... (17) hihat7 04.04.05 1847 2
19507 [패션 오브..] 멜깁슨의 억지적 사실주의 영화 (1) heymovie2 04.04.05 1376 2
19500 [패션 오브..] [J/y] 고난마저 감싸안으리라... (2) kaminari2002 04.04.05 1003 0
19497 [패션 오브..] 사실적인 표현 nfish33 04.04.05 899 0
19496 [패션 오브..] 잔혹함이 감동으로 전이되는 특이한 영화 jimmani 04.04.04 2016 23
19493 [패션 오브..] 00000000000000000000000000 (1) moogeuk 04.04.04 1015 2
19492 [패션 오브..] 짜증나! (45) casanovakjj 04.04.04 2017 4
현재 [패션 오브..] [페퍼민트 패티]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indisle 04.04.03 1302 6
19459 [패션 오브..] [네오컷:유령] 왜...? ruiss 04.04.02 902 1
19451 [패션 오브..] [펭귄녀][패션오브크라이스트]시사회후기 yoon7502 04.04.02 1331 1
19447 [패션 오브..] (연상준)패션오브크라이스트-시사회후기 fjfjjfjf 04.04.01 1116 4
19421 [패션 오브..] 인간의 욕심..[나나] ozoo72 04.03.31 1049 7
19407 [패션 오브..] 이 영화의 폭력성에 대한 감독의 변 freejazz76 04.03.31 1302 2
19403 [패션 오브..] (송정엽)패션오브크라이스트..후기 cineking71 04.03.31 1183 2
19396 [패션 오브..] [이정렬]예수님의 고난기 glof3939 04.03.30 853 0
19387 [패션 오브..] [바이올렛] 감동? 무감? procriss 04.03.30 823 2
19385 [패션 오브..] 예수님의 희생에 깊은 감명을 느끼며.... gloria77 04.03.30 902 1
19384 [패션 오브..] 그이름 예수.. bluestar3102 04.03.30 801 0
19362 [패션 오브..] [화이트엔젤] 감동적........ㅠㅠ hsa1004 04.03.29 954 3
19361 [패션 오브..] 이 영화를 보고 두가지를 배웠다(무교인입장의시각평) (5) casanovakjj 04.03.29 1585 1
19358 [패션 오브..] [해보]영원한 사랑의 메신저.그 이름 예수~ (3) key73 04.03.29 1175 4
19356 [패션 오브..] 핏빛 레퀴엠 속의 묵직한 영.화.적. 힘. (2) redhair 04.03.29 881 1
19350 [패션 오브..] 무종교, 또는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 분들께... (1) dong0987 04.03.29 1158 1
19349 [패션 오브..] <연정미>패션오브크라이스트->후기 lilyes 04.03.29 871 0
19347 [패션 오브..] [씨빌매쓰]드디어봐버렸다 (2) intel20 04.03.28 1064 1
19343 [패션 오브..] 그분이 사신길.... iris172 04.03.28 899 1
19341 [패션 오브..] ** 눈물이 마른지 오래되었는데... ** pkmstar 04.03.28 1058 4
19338 [패션 오브..] [kkonge] 영화를 관람하고.. one2000 04.03.28 900 2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