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3학년 시절.
어른들이 보기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지만, 나름대로들 조숙한 삶을 살아왔던 이들이
바로 이 글을 보는 당신일 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앞세우긴 했지만, 국민학교 3학년 학생들을 매개체로 벌어지는
일상들은 어른들의 세계를 그대로 줄여 놓은 것들이다.
인격모독을 서슴지 않는 담임 선생님,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고릴라라는 덩치 큰 학생이 나타나
약한 동급생들을 누르려는 태도, 고자질, 질투,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메세지들이 담겨 있다.
MBC 대장금에서 어린 금영이를 연기했던 아역 배우 이세영, 서울 출신의 깍쟁이 전학생 장우림 역을
잘 소화해 냈고 특히 오금복 역을 한 나아현 어린이의 연기는 정말 감칠 맛나는 묘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9살 나름대로 조숙한 그들의 대화는 너무나 어른스런 말들이다.
어른들의 철학이 담긴 말이 아니라, 그 말투를 잘 외워서 흉내낸 것이기에 웃음은 터지면서도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순수의 시대에 출연하는 어린이처럼 그들만의 언어로 감칠맛 나는 대사를 뽑아 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너무 큰 욕심일까?
9살, 그들의 인생도 실은 어른들을 닮아 있어 후일 어른이 되어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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