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와 홍보 문구만 본다면 무서운 공포물이나 호러물을 떠올리만한 영화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엽기물이었습니다. -_-;;
독일과 헐리웃이 손을 잡고 만든 영화, 배우와 감독은 독일 사람이지만 대사는 영어 더빙으로 나옵니다. 너무나도 립싱크를 많이 봐와서인지 입모양과 따로노는 대사들이 처음엔 거부감을 느끼게 했지만 그나마 연신 이어지는 엽기 장면으로 인해 잊게 만들더군요.
독일 영화라 아나토미도 독일어 일줄 알았는데 사전 찾아보니 영어로 해부를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제목 처럼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배경은 의과대학 해부실이죠.
명문 의사 가문의 딸 파울라,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 후임을 만류하고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저명한 해부학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떠납니다. 들뜬 기분으로 도착한 학교, 해부실습을 하던도중 우연히 기차에서 만났던 청년의 시체를 보게 됩니다. 그 청년은 심장병을 앓고 있었는데 시체엔 칼자욱이 있고 사인도 심장병으로 인한것이 아닌걸 알고 용감한 처녀 파울라는 범인을 추적합니다. -_-;; 결국 범인은 같이 강의를 듣던 남학생들과 존경하던 교수였다는게 밝혀지고 범인들은 모두 죽게 되죠. 하지만 여기서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자막이 올라가면서 사건은 극적 대반전을 이루죠...... 결론은 말씀 안드리겠지만 파울라는 바보가 아니면 학교에서 왕따였던 것입니다.
재밌는 공포물을 기대하고 본 저로선 상당히 실망이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살점을 뜯고 내장을 꺼내고, 인간을 박제처럼 가죽만 벗겨 세워두고...이런 장면이 이 영화에서는 수차례 나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별로 동요하지 않습니다. 예전같으면 구역질을 내고 눈을 가리며 소리를 지를 관객이 많았겠지만 요즘 너무나 많은 엽기물을 대하는 우리내들....이 영화는 이제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거죠.
난도질당하는 시체의 모습보다는 범인과 주인공이 죽이고 살리기위한 격투장면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웤에 오히려 더 정신이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감독의 배려인지 웃기는 장면이 많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범의 동료였던 의과대학생의 살기위한 처절한 몸부림, 자신이 만든 살인주사를 여주인공에게 맞고 해독제를 찾으려 하지만 식염수조차 보이지 않자 식당까지가서 겨우 소금을 찾아 물에 타고 주사기에 넣어 바늘로 꽂으려 하는순간 예상했던 대로 바보같이 죽는 장면....
헐리웃과 손잡았다곤 하지만 스크림을 연상시키는 이런 장면들, 독일 영화의 주체성을 잃어버린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록킹 앤 스모킹 배럴스나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류의 독일 영화를 기대하고 본 저로선 적잖은 실망이었습니다. 그 대사 더빙부터 말이죠.
참, 제 글을 보고 결말을 다 얘기한다 뭐한다하시는데 티비 영화프로에서 소개할꺼 다하구 뻔한 결말 얘기안해주는거 저도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래서 안봅니다. 마찬가지로 전 제가 영화보기전엔 그 영화에대한 팜플렛 조차 보지 않습니다. 제가 쓰는 글은 어디까지나 제가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을 적는거지 영화를 보시라고 쓰는 지침서는 아니랍니다. 제 글이 맘에 안든다면 안읽으시면 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