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애가 강동원 팬이다.
전에부터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렇지만 딸애가 공부할 시간을 드라마나 영화에 뺏기는 게 싫어서
나는 그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관심조차 없었다..
딸애가 시사회라는게 당첨되었다며 가자고 했다..
어쨌든 공짜라길래.. 나는 딸애와 극장으로 향했다.
우리집에서 가깝지도 않은 영화관이었지만. 친구들하고 볼수 있는 영화를..
나랑 보자고 하는게 기특하기도 하고.
영화관에 간지도 오래되고 해서 따라갔다...
솔직히.. 재밌는 코미디영화라고, 또 '애정빙자사기극'이라는 배너광고를 보기만 했기에
배너광고- 귀엽게 만들어 놨다고 생각을 했다.
(나같은 중년의 아줌마는 별로 끌리지 않는다고나 할까..?)
유치할것도 같았지만.. 극장으로 향하는 딸애의 눈이 초롱초롱빛나는 것을 보니..
재미없어도 웃어주기로 했다..
만약 내가 이영화를 제대로 알았더라면 시사회가 아니더라도 돈을주고라도 봤을듯 싶다.
웃음도 별로 없고 요즘 개그는 정말 억지웃음.- 웃음을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게다가 코미디영화는 돈주고 보는게 아깝다- 이것도 '사기'가 들어갔다고 하니..
아-!! 분명 이것도 욕과 오버액션으로 웃기는 - 그런 한국식코미디영화겠거니 했다..
별 기대안하고 있던 나에게 이영화는 신선한웃음을 안겨주었다.
별로 안좋아하던 김하늘도 - 그에게 무참히 당하는 내딸아이가 좋아하는 강동원도.
그들은 그 전에 심어놓았었던 이미지를 무참히 벗어던지고-
그영화속 주영주와 최희철이 되어버렸다.
영화를 보는동안 - 그저 시골마을에 일어나는 아주재미있는 이야기-
배우가 연기를 하고있구나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시골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것은 그들의 연기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의 쉬지않고 웃겨주는 - 흡입력때문이다!!
극중 희철이 고추를 한가득입에 무는 장면에서 - 또 옴팡지게 얻어맞는 장면에서-
또 그의 주변사람들에게서 차가운 눈총을 받는 그런 장면에서-
딸애는 강동원이 맞고 매운게 슬펐을지 몰라도- 나는 진심으로 멍청+어리버리의 희철이 불쌍했고..
눈이 요리조리 돌아가며 거짓말을 해대는 극중 영주의 표정과 내숭에서
그리고 요상하게 딱딱들어맞는- 그녀의 편인 상황들에서
웃음을 얻을수 있었다.
(희철이가 트롯을불렀던 장면이 생각난다- 그 전에 지었던 무대위의 그의 어색한 억지웃음도)
적어도 내가 봐왔던 -(나는 영화관에 잘 안간다. TV에서 하는 영화 가끔볼뿐;) 한국코미디영화와는
반드시.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수 있다-
TV에서 영화를 돈 안주고 보는데도 시간이아까웠던 짠순이아줌마가 -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유쾌하고 귀여운 영화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시골의 따뜻한 인정과.. 희철을 속이는 사기꾼이지만 결코 밉지않은 영주..
그리고 무참히 당하는 답답한 희철. -
기존 코미디영화처럼 욕을 남발하지 않고 웃음을 끊임없이 주었다..
이 모든것이 이영화의 매력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특별히 인상깊었던 장면은 없다-
장면하나하나가 아니라 스토리전개가 모두 좋고 재밌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영화를 보기전에 유치하다+재미없다 식으로 단정짓는- 그런 사람들...
이전 내가 그랬듯이-편견을 가지고있다면..
이 영화의 매력을 다 실감하기전에는 논하지 마라.
보지 않고 선입견을 갖는것은..
이영화를 열심히 찍은 사람들에 대한 크나큰 잘못이다.
이 영화를 그저 코미디로 받아들이고..웃어라.
맘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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