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참 애매하다. 영화를 접하기 전 예상은 싸가지와 간첩의 계보를 그대로 잇는 코미디를 영화이려니 싶었다. 물론 그들보다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동갑나기에서 보여준 김하늘의 코믹 요소와 신예 강동원 이라는 위험 요소가 그다지 큰 메리트로 작용하지 않았기에 별다른 기대 없이 그저 시간 낭비만 아니기를 기원했다.
헌데 이 영화, 참 예상외다. 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는 흡입력 있게...중간중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과에 만족한 짠짠한 관객들의 박수까지(물론 일부분) 받으며 끝이 났다.
소위 대박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발렌타인 시즌과 실미도에서 태극기에 이르는 소위 남성 영화들이 지겨운 여성 관객들만 흡수해도 2루타는 보장될 만큼의 흥행성을 갖춘 것이다.
물론 반지의 제왕같은 영화의 완성도와 태극기 같은 영화의 물량 공세를 비교해 볼 때 참 비교 되는건 사실이다.
지극히 한적한 농촌에서 벌어지는 일인데다, 나오는 사람들이라곤 대략 몇컷에 걸쳐 등장한 음성 군민을 제외하면 총 30여명이나 될까? 거기다 남주인공은 얼빵하기 그지없고 여주인공 김하늘은 뻔뻔하기 짝이 없다.
웃기다 싶은 장면 장면들도 웬지 그전 영화를 연상시키며.... (김하늘이 가석방 심사를 받을때 장면이나 축제에서의 노래장면도 그렇고, 심사위원들 발 폴짝거리는 장면 등등) 초반의 억울해 하던 사이에서 갑자기 분위기 좋게 축제 준비로 넘어가는 장면 전환의 낯설음. 거기에다 소위 말하는 강력한 임팩트도 없이 (물론 관객이 다 예상한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나고~~~
솔직히 재미없다고 말해도 할말은 없다. 그야 개인의 취향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이 영화는, 재미있고 따스했다.
김하늘의 몸사리지 않는 열연과 내숭 연기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듯... (그녀의 아성을 무너뜨릴 배우는 순수함의 표상 손예진이 그쪽으로 나서지 않는한 깨기 힘들듯 하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강동원! 이런 도시적인 미남이 이렇게 촌스러월 질수 도 있다니 싶었다. 얼빵한 오버 연기가 아직 어설픈 점도 있지만 그렇게 망가진 것만으로도 예상보다 훌륭하다. 축제 노래 부르는 부분은 풋내(?)났지만 그 눈물콧물 열연에 박수를~~ㅋㅋㅋ
그리고 마지막 영화의 미덕! 바로 순수한 농촌 마을의 전경과 가족들의 끈끈한 정.
몇 컷 출연도 안 시키고 그게 가족간의 유대 어쩌구 했다고 비판 하는데 영화 시간 두시간을 감안하면 무얼 더 바라리오? 가족들로 출연한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김하늘 언니 역으로 나온분 몇컷 뿐이지만 목소리가 인상깊었음.)
각설하고....앞으로는 김하늘표 코미디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듯 싶다. 그리고 강동원의 다음 영화도 기대되고....감독의 또다른 영화도 보고 싶다.
마지막 의문 하나? 간혹가다 왜 이렇게 이 영화에 대한 비난??이 많은지 궁금하다.
위대한 유산에서 김선아와 임창정의 연기보다 꿀리지 않고 가문의 영광의 김정은과 정준호 콤비에도 뒤지지 않던데~~~~~ 과연 다른분들의 시각에서 볼 때 영화가 그렇게 재미없는지...??? (아니면 마케팅비의 부족 때문인지.....???)
영화가 곧 뜨고 나면 그런 쓴소리들은 사라지겠지만... 대박나는 영화에는 비판이 없는게 우리 영화계의 풍토니 말이다.
아무튼 다음번에도 감독이 영화를 또 만든다면 기대하고 있겠다. 이런 류~의 영화라면 뻔~하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 보고나면 유쾌하지 않은가????
끝으로 질문 하나! 김하늘은 왜 감방엘 갔을까? 영화보는 내내 나오지 않아서 궁금했음. 아시는 분 답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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