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이후 우리 나라에서도 소위 말하는 블랙버스터 영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이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9 로스트 메모리즈], [예스터데이], [천사몽] 등 거액을 투자하여 한국형 블랙버스터란 이름으로 제작하고 상영하였건만, 결과는 그저 흥행참패란 암담한결과만을 안겨주었고 소액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에 주력했다.
이 가운데 [유령]에 이어 민병천 감독은 한국 SF영화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다는 명목으로 5년이란기나긴 작업기간과 마케팅 비를 포함해 100억 원 상당의 제작비로 [내츄럴 시티]를 완성하게 되었다. 제작사에서도 동의하듯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와 설정이나 캐릭터 면에서 너무나 흡사하다. 게다가 지독한 산업화로 인한 산성비나 일본어로 쓰여진 광고판,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은 더욱 더 [블레이드 러너]를 생각하게 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수명이 다한 사이보그 리아(서린)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사이보그를 처단하는 특수요원 R의 사랑 이야기가 영화의 주된 이야기다. 과연 100억 원 정도를 들여서 만든 영화인데 굳이 '사랑'이란 주제만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야 했는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랑을 경외시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도 현재 사랑을 하고 있고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의 본능이며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작 사랑만 담아야만 했는가?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사랑은 물론 인간에 대한 성찰과 문명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던진 반면 그저 사랑만 다루어 아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사랑'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것마저 미비한 듯 했다. 도대체 얼마나 서로가 사랑했기에 그런지 서로가 사랑하게된 경위도 없으니 우린 그저 무조건적으로 그 인물들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사랑하게 된 경위를 다룰 만큼 상영시간이 부족하다면 남아있는 3일이란 시간동안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에 좀 치중했으면 좋았을걸 너무 상업적이고 비주얼 적인 면에만 치중한 것 같아 또 한번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캐릭터에도 불만을 품어 본다. 아무리 사이보그라 한들 시온(이재은)에게 화를 내거나 춤을 추고 싶다는 말 외엔 그저 우두커니 있으니 너무나 답답하다. 아무리 사이보그라지만... 그리고 주인공인 R(유지태)보다는 노마(윤찬)가 더욱 눈에 띄었으며 오히려 그가 영화의 중심을 이끌 정도로 매력 있게 이끌어 간 것 같다. [내츄럴 시티]는 한국 SF영화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다고 할지라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필자는 자부한다. 몇 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 어색한 특수 효과에 비웃음으로 맞이했건만 지금의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는 어느덧 그들과 중심을 겨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점에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너무나 단순하다. 시나리오에 조금만 투자했더라도 더 좋은 작품으로 나아갔을 거라는 아쉬움을 쉽게 떨쳐 버릴 수 없다. 이처럼 [내츄럴 시티]는 기술적인 면에서 한국 영화의 진보로 인한 한계를 넘은 동시에 좋은 시나리오에 대한 투자와 발전이란 과제를 안겨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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