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를 봤다~
개봉날 보고싶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그 여흥에 한참 취해 있을때쯤 극장에 발을 들이고 싶어 아꼈다가 이제야 봤다.사실 무서웠다.선뜻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난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것을 심야영화로 보고나서 집에 가는 내내 몸을 떨었다.추웠다.매우 추웠었다.내가 본 어떠한 공포영화보다도 더한 새로운 충격에 몸서리쳤다.그런데 웃긴것은 복수는 나의것을 그 뒤로 3번이나 다시 봤다는 것이다.잔인한 장면을 예상치 못하고 볼때와 그것을 다시금 알고 볼때를 비교하고 분석하며 그 공포와 충격을 점차 나의 색깔로 옷입혀 간다는 것은 또하나의 새로운 창조가 아닌가싶다.관객으로 하여금 그런 창조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능력은 분명 범상치 않은 감독들이 들고 나오는 최고의 히든카드지싶다.그반열에 확실히 박찬욱감독은 올라있다.
한참이 지난 어느날이었다.박찬욱이 다음영화는 올드보이를 원작으로 만든다고 한다.친구랑 만화방을 갔다.올드보이를 찾았다.그자리에서 8권을 다 읽었다.너무 허무했다.원작의 작가는 아주 기발하며 충격적인 소재를 가지고 흥분하며 미친듯이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러나 너무 소재가 기발하다는 자아도취에 빠진것인지 그것을 해결하는 클라이막스에서 작가 자신도 이야기를 풀어갈 길을 여기저기 더듬다가 결국 바람빠진 풍선처럼 한순간에 주저앉고 만다.의문이 갔다.과연 이것으로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올드보이를 봤다.사실 만화로 결말을 알고 갔지만 영화를 보고나온 사람들의 평을 읽고 갔다.미친듯이 찾아읽었다.오히려 결말을 말해주는 평론만을 뒤졌다.사실 아무런 무기없이 오직 호기심과 기대라는 연장만을 가지고 그 영화를 맞딱뜨릴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영화관에 갔다.감독은 여전히 복수에 대해 할말이 많은 듯했다.그리고 이 영화에서야 비로소 복수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찾은듯 했다.소재가 맘에는 들지 않는다.꼭 그런틀에 복수의 옷을 입혀놨어야했을까?아무런 무기도 준비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무차별공격을 감행하는 게릴라전을 던져볼테니 알아서 받아보란 식이다.
최민식은 열정적이고 노련하나 식상하지않고,유지태는 적극적이고 냉소적이나 어색하지않다.
강혜정의 캐릭터를 보며 영화 <레옹>의 나탈리포트만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싶다.
올드보이를 다시보러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