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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화생각] 올드보이.. 올드보이
ryukh80 2003-11-20 오후 12:02:33 3175   [6]


뜬금없이 영화를 보는 동안 상영관 내 분위기부터 설명해볼까..
처음에는 심각하고 잔인한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됐던 영화가 의외로 웃긴다..
그래서 사람들이 웃는다.. 재미있어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웃음이 작아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냥 눈으로만 즐기는 영화가 아님을 서서히 깨닫는다..

 

난 영화를 보고나서 굉장히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
처음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을 때.. 아.. 이런게 사랑인가..
이런 식의 느낌을 사랑이라고 하는건가? 하는 것처럼..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어떤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고..
이 감정에 대해서 집에 오는 내내.. 이게 무슨 감정인가.. 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살인의 추억"처럼.. 끝나고 나면 개운하지 않다..
뭔가 상당히 특이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뭐라고 표현하기는 힘들다..

"살인의 추억"에서 느낀 감정을 내 나름대로 '안타까움','아쉬움'이라고 표현한다면..
이 영화에서 감독이 나에게 느끼게 한 것은 '복수심'이라고 표현해야할까..
그렇다면.. 이 영화야말로 "복수는 나의 것"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영화인가..
(참고로 나는 "복수는 나의 것"을 보지 않았다.. 치명적인 실수이다..
빠른 시일 내에 꼭 볼거다.. 꼭..)

그냥 본 사람들의 얘기를 빌리자면..
"복수는 나의 것"은 "올드보이"보다 잔인한 장면에 더 충실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나름대로의 매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일반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외면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박찬욱 감독님은 이번 영화에서 약간의 순화를 한 것인가..
똑같이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을 쓰고.. 특이하게 만화에서 소재를 가져오고.. 반전이 있고..
그래서 사람들이 하반기에 보고 싶은 영화 1순위로 뽑힌 "올드보이"..
철저한 상업영화를 만듦으로써 (아예 작정했다고 한다..)
감독님이 얘기하고 싶은 '복수심'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자 한 것인가..
(물론 잡지에 나온 인터뷰를 보면..
감독님은 이 영화를 "복수는 나의 것"과 연관시키고 싶어하시지 않는 것 같다..)

어쨋든 영화를 보고나면..
감독님을 때리고도 싶고.. 존경하고도 싶은 2가지 감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가끔 잡지에 나오는 표현인데.. 나도 한번 써본다..
"박찬욱 감독님은 천재인가? 또라이인가?"
그리고나서 점점 감정적으로 느껴졌던 영화가 서서히 머리 속에서 돌기 시작했다..
결국 결론이 내려졌다.. 감독님은 천재인가보다..
(왜 그렇게 느낀지는 아래 스포일러에 써놓겠다..)

 

나로써는 강추~! 하고 싶은 영화이다..
사회적 금기에 나름대로 도전한 영화.. 그리고 반전이 있는 영화..
게다가 머리로 생각하는 영화이면서도 나에게 무언가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영화..
배우들의 연기에 흠잡을 데라고는 없는 영화..
(단지 가끔 대사가 잘 안들렸는데.. 상영관의 문제인가..)

감독님의 의도대로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사람들을 웃기게, 반대로 심각하게도 느끼게 할 수 있는 노련한 영화..
(스포일러에 쓰겠지만.. 가장 눈에 보이는 장면 하나만 얘기하겠다..
앞부분에서 오대수가 천사의 날개를 달고 날개짓을 하는 장면.. 웃기다..
그러나 뒷부분에서 미도가 날개짓을 할 때는.. 심각하다..)

"복수는 나의 것" 만큼은 아니지만 꽤 잔인하니..
영화를 볼 때 잔인함에 못견딜 것 같은 분들은 비추..
그리고 해피엔딩이나 단순한 얘기를 원하는 분들은 비추..
"아이덴티티"의 반전을 보고..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비추..
("올드보이"의 반전도 비슷하다.. 어찌보면 치밀한거구.. 어찌보면 허무하다..)
나머지 분들.. 왠만한 분들이라면 강추..
하반기 가장 주목받을 영화로써 충분했다..

ps.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시기 위해서..
1. 반드시 영화에 대한 뒷부분 내용은 모르고 가시길..
2. 영화를 보시면서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에서 비슷한 장면을 찾아보시길..

 

자.. 언제나 그렇듯 경고.. 아래 부분부터는 스포일러이다..
결말을 알려주려고 하는게 아니다.. 영화를 안보시고 보시면 이해못하실듯..
꼭 영화를 본 분들만 보시면 좋겠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이 영화는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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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감독님이 천재라고 생각할까..

첫번째.. 어제 시사회장에 감독님이 나오셔서 이런 얘기를 하셨다고 한다..
앞장면과 뒷장면의 같은 행동의 대비를 마니 생각하면서 찍었다고..
내가 알게된 장면은 세개다..

1. 위에서도 말했었듯이..
앞부분.. 대수가 날개짓하는 장면 - 웃김..
뒷부분.. 미도가 날개짓하는 장면 - 심각..

2. 대수와 딸의 통화.. "내가 곧 같테니까 기다려.."
앞부분.. 술취해서 공중전화에서 통화하는 장면 - 웃김..
뒷부분.. 우진의 앞에서 무릎꿇고 통화하는 장면 - 심각..

3. 떨어지는 사람이 난간을 넘어가있고 잡고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고 있을 때..
앞부분.. 아파트에서 대수가 자살하려는 사람의 넥타이를 잡고 있는 장면 - 웃김..
뒷부분.. 댐에서 우진이 수아의 손을 잡고 있는 장면 - 심각..

이 외에도
미용실에서 동창의 다리를 보고 있는 대수..
그리고 학교에서 유리창의 구멍으로 수아의 다리를 바라보고 있는 대수..
등등.. 많은 복선이 나온다..


두번째..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반전은 '근친상간'이 아니라 '최면'이다..
'아이덴티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말콤은 XXX(안 알려준다..)이다..
라고 알고나면 영화 자체가 좀 허무해질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 역시 모든 것은 최면이었단 사실을 알면 좀 허무해질 수도 있다..

감독님은 영화 초반에 최면에 걸렸단 암시를 조금씩 툭툭 던져놓고는..
마지막에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이 영화는 감독님의 의도에 따라 덜 잔인하게.. 더 잔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대수가 우진의 개가 됐을 때..
원래 설정으로는 우진이 대수의 행동에 눈물을 흘리는 걸로 되어있었다고 한다..
근데 거기서 감독님과 배우들의 얘기를 통해 웃는게 더 잔인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한다..
결국 우진은 개가 된 대수를 보며 웃는다.. 울었다면 좀 덜 잔인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영화 끝부분에서 다시 최면을 하는 장면이 나올 때..
마지막에 최면술사를 찾아오는 것까지도 최면의 효과라는 설정을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즉.. 우진은 최면술사에게.. 대수가 최면술사를 찾아오는 것까지 최면을 걸어달라고..
그래서 대수가 다시 최면을 걸어달라고 하면 미도를 죽이라는 최면을 걸어달라고..
그랬다면.. 마지막에 대수가 웃는 이유가 그것이었다면 좀 더 잔인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유격의 미니홈피 -> http://www.cyworld.com/ryukh80


(총 0명 참여)
핫.. 읽어주셔서 감사..^-^   
2003-11-24 10:39
오~~~~~~영화 마지막이 글 쓴 분 말처럼 그랬다면 정말 반전이라 할 만 할텐데...아쉽군요   
2003-11-22 01:27
최고의 영화와 최고의 영화평..감사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글 읽은거 같네요   
2003-11-21 18:55
님이 말한 엔딩장면..그렇게 했다면 정말 저에겐 엄청난 반전이었을거 같아요. 더 강렬하게 남지 않았을까..하는..사실 예고만으로 전 감독님이 말하는 반전을 눈치챘거든요.   
2003-11-20 18:22
안녕하세여.. 아영님..^-^/   
2003-11-20 14:05
기혁님 영화평 또 보네요 ^^ 저도 어제 시사회로 올드보이 봤습니다. 박찬욱 감독 정말 대단하더군요..^^   
2003-11-2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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