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밥 게일 주연:제임스 마스덴, 게리 올드만, 크리스 쿠퍼
<호>[인터스테이트] 스릴과 유쾌함이 넘친다!
2주전인가..집에서 모처럼 쉬고 있을 때 필자의 동생 여자친구로부터 한 편의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어떤 영화를 보았는데 상당히 재밌게 보았고 영화의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아 나에게 질문을 하였지만, 당췌 알 수가 없던 영화였다. 영화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러티브를 간직하고 있었고, 등장인물중에 어느 한 인물이 원숭이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파이프[담뱃가루를 넣어 피우는 담배용품]를 물고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 과연 어떤 영화인가 하는 물음을 달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영화 "인터스테이트"의 시사 소식을 듣고 영화를 관람하는 순간 원숭이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파이프를 물고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인물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혹시 이 영화가 전에 말했던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혔고 역시나 그 영화가 맞았다. 머릿속에서 맴돌고 호기심을 자극한 영화를 보아서 일까..? 흥미롭고 즐거운 영화관람을 하였다.
우리네 인생을 "인터스테이트: 국도"로 표현한 영화의 내러티브는 기발한 상상력에다가 미국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 풍자한 위트까지 겸비한 오락영화란 느낌이다. 예전에 모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인생극장"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한 인간이 어떠한 상황에서 두 가지 선택을 놓고 A를 선택했을 때와 B를 선택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보여주었던 방송과 이 영화의 이야기가 흡사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늘 아버지의 선택에 의해서 자신의 길이 교과서적으로 흐르는데 고민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주인공 [닐:제임스 마스덴]은 22번째 생일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달라고 소원을 빈다. 그리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랜트:게리 올드만]를 만나게 되면서 영화는 아기자기한 로드무비로 진행된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랜트].. 이 캐릭터는 소위 인간의 영혼을 빼앗는 악마 같은 존재이긴 하나 그리 무섭고도 매정한 악마처럼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자신에게 소원을 빈 인간을 대상으로 그 소원을 들어주고 선택한 인간의 행동에 모든 것을 맡겨 놓는 존재란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알고 싶어 얼토당토한 심부름을 맡게 되면서 떠나게 되는 일반국도(인터스테이트)로의 여행.. 이 곳을 지나면서 [닐]은 알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되면서 차근차근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가는 성장성이 엿 보이고 있다.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현 미국의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앞서 언급했는데, 주인공이 겪게되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다.
첫 번째로 만남 인물은 17년전 식당 메뉴 전부를 먹고 싶었던 꿈을 이룬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지만, 그에게서 행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불행해 보인다..왜일까...? 이것은 미국인들이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현대인들의 비만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부르짖는 미국인들의 식생활.. 딱히 정해진 식사시간보다는 허기를 느낄 때마다 수시로 먹어대는 식습관[이 안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으로 인해 적정한 음식의 선을 넘어 과식.. 폭식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인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만난 여성은 섹스에 대한 고발을 하고 있다. 한땐 수녀를 꿈꾼 요조숙녀였지만 이젠 멋진 섹스 파트너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찾아다닌다는 이 여성이 선택한 주인공은 2461째 상대라 한다. 이 역시 음식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무분별한 미국인들의 성생활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만난 한 중년부인.. 이 부인은 집나간 아들을 찾기 위해 주인공의 차를 얻어 타, 마약이 합법화 된 마을로 가게 된다. 마약이 합법화라고...? 거기다가 이 마을에선 13세부터 성인이라고 한다. 우리네 입장에서 본다면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 같지만 이 역시도 미국에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에 얽룩져가는 미국의 청소년들.. 인간은 하지 말라는 것에 왜 그렇게 목숨걸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일종의 반발심과 내 자신은 끊고 맺음을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자기 최면(?)에 빠져 호기심으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한번 빠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 마약.. 차라리 합법화시킨다면 오히려 범죄 예방에도 좋고 일을 하게 되면 마약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논리를 적용한 마을의 법은 어쩌면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의 사회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밖에 미술품이 모조품이라도 근사한 곳에 있게 되면 진품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겉멋든 미국인들의 모습,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오면 곧바로 상대를 고소하는 주민들과 그들의 소송으로 먹고사는 변호사들의 모습은 미국 사회가 점점 개인중심으로 치닫고 있음을.. 그리고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과 함께 죽어야 한다고 하면서 정직을 외치는 인물은 미국인들의 양면성을 꼬집고 있다는 것이다.
[닐]의 여정 속에 등장하는 모든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들은 미국 사회의 단면이자 축소판이며, 미국 사회 중산층 계급의 허위와 모순, 위선이 집약되어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을 비난하기 위해서 제작된 영화란 말인가..? 그렇진 않다. 단지 잘 버무려진 양념의 맛이라 할 수 있고, 본격적인 참 맛은 주인공이 여정 속에서 그토록 알고 싶어하는 자신의 미래를 깨우쳐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하기에 [닐]은 확실치 않은 여행을 떠난 것이고, 그 결정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이 함께 작용하여 갈림길에서 스스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1초후.. 1분후.. 1시간후.. 하루후.. 한달후.. 1년후.. 10년후.. 자신의 인생에 있어 시간을 앞서 알 수만 있다면 더 좋을 것이 없지만, 그 시간을 미리 안다고 해도 또 다시 다음 시간을 알고 싶어하는게 인간의 마음이므로 모든 것은 자신이 결정하는 순간의 선택.. 그것이 바로 최고의 선택이란 것을 영화는 알려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언제나 갈림길에 놓여져 있다. 고속도로처럼 뻥뚫린 것이 아니라 영화의 제목처럼 선택할 길이 늘 놓여져 있는 국도와도 같다. 관객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고, 밋밋할지 모르는 기나긴 여정 속에 긴장감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즐기는 게임의 룰이 솔솔한 재미를 제공하는 영화에 미소로 화답하고 싶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메시지가 정확하고, 긴장감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즐기는 게임의 룰이 솔솔한 재미를 제공하는 영화에 미소로 화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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