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용이 주연:배두나, 김남진 영화의 제목이 가져다주는 느낌은 참으로 다양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영화를 관람하지 않아도 눈을 감으면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영상이 한없이 펼쳐지기까지 한다. 이처럼 제목에서 느껴지는 장르는 사랑을 담아내는 작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오랜 산고의 끝에 태어난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가 딱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제목이 가져다주는 뉘앙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에게 살며시 던지는 질문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더욱이 미술에 조예가 깊다면 그 의미는 배가되어 상대에게 전해진다.
오랜 기간동안 영화 마케팅사로 영화계의 한 켠을 차지해오던 이손기획[대표 홍보영화는 "집으로..(이정향감독)"]이 영화사로 탈발꿈하여 첫 창립작품으로 내놓은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원래 "밑줄긋는 남자"로 제목으로 영화가 제작되었다가 영화 속에서 여 주인공이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미술 화보집을 빌리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 중에 하나인 문구를 영화의 제목으로 최종 낙점되어 현재의 제목이 된 것이다.
"밑줄긋는 남자" 보다는 오히려 현재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란 제목이 이 영화에 딱 맞는 제목으로 다가오기에 영화의 기대와 설렘은 가만히 자리잡는다. 내 자신의 반쪽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하는 기대와 환상은 누구나 꿈꾼다. 알 수 없는 이에게 메모나 꽃 선물을 받는다면 과연 누굴까.? 하면서 크나큰 환상으로 상대를 꿈꾼다.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바로 막연한 대상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힘으로 상대를 찾아나선다는 깜찍한 추리 멜로 영화이다.
발랄하고 조금은 푼수끼가 엿 보이는 [현채:배두나]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화집을 빌려 춘천을 오고간다. 그러던중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이 춤추는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낸 페이지에서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보세요."란 문구를 발견하게 되고, 이 메모가 자신에게 보낸 사랑의 메시지라 인식하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아버지의 심부름보다는 이젠 자신을 향해 보냈을거란 생각이 지배적으로 느껴진 [현채]는 메모에 적힌대로 다른 화집을 들추어내면서 서서히 미지의 대상에게 다가간다.
한 편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동하:김남진]는 지하철 운전사가 되어있고 우연찮게 [현채]와 만남이 이루어지고, [동하]는 [현채]를 변함없이 좋아하고 있다. 일종의 삼각관계가 형성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두 명의 실제 인물과 알 수가 없는 미지의 인물 놓아둠으로 인해 아기자기한 시소게임을 즐기듯 영화를 이끌어간다. 사랑은 환상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했던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개개인마다 나름대로의 상상으로 나의 반쪽은 너무나도 멋진 상대일 것이란 상상을 한다. 이러한 상상력이 밑바탕에 깔려있기에 알 수 없는 이에게서 받는 사랑의 메시지나 선물은 부푼 환상을 가져다준다.
우리의 여 주인공 [현채]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다른 책도 아닌 고품격스러운 미술 화보집에 적어놓은 메모는 분명 로맨틱한 사람일 것이란 생각을 가질 만 하게 만든다. 환상에 빠져있고 그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메모에 적힌 화보를 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하]의 모습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도 그저 해바라기처럼 지켜보면서 마음 아파하는 우리들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나는 얘를 좋아하는데, 그것을 알아주지도 않고 상대는 다른 이를 좋아하면서 설레고 마음 아파하는 모습에 가끔 화가 남을 느낀다. 뭐 남녀관계가 이렇게 진행되는 데에는 딱 부러지게 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미지의 남자를 찾아가면서 밝혀지는 진실의 순간을 접했을 때 다가오는 안타까움과 뒤늦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이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공식은 멜로 영화에서 무수히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멜로 영화가 영화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 안에 내 자신이 겪었고, 겪고 있을 애절하고 포근한 "사랑"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현채]와 [동하]의 캐릭터 중심으로 펼쳐지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은 잔잔한 스무고개 바람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메모 속의 이야기 축으로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잔잔함에 높임을 전해주기 위해 선택된 [한채]의 로맨틱한 상상력은 영화 속의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기에 제법 위트있게 다가온다. 무거움보다는 진실 되게 다가오는 가벼움을 선택했기에 따뜻하게 다가온다. 다른 이의 연애전선에 끼어들어 프로 같은 조언을 해주지만 정작 내 자신이 사랑을 할 때면 누구나 아마추어가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기에 사랑했던 이들..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내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줄 알 것이다.
영화는 결론적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멋진 고백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던, 영화를 보던 그리고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보게 되면 남들은 쉽게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고백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것이 필자가 영화를 관람한 후의 느낌이다. 비록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실로 행복하고 기분좋은 일이다.
[라파데르]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란 말을 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몰리]는 "만일 우리 인생이 단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할 것이다. 그리고는 더듬거리며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란 말을 했다.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어 소중한 사람[가족제외..^^;;]에게 전화를 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50자평 :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어 소중한 사람[가족제외..^^;;]에게 전화를 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