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제대한지 보름이 조금 넘었으니깐...
시사회란 곳을 거의 2년, 3년인가??
암튼..
시사회 특유의 그 창구의 복잡스러움을 뚫고, 드림씨네마의 그 좁디좁은 통로를 지나
자리에 앉았답니다..
혼자 앉아 있는 뻘쭘함을 가려주듯이.. 정확하게 4시 30분에 시작하는 영화...
사실 처음에는 전혀 이 영화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죠..
뻘건 포스터 한장이 이 영화에 대한 내 정보의 다였으니까요...
제목에 레닌이란 말이 들어간거랑... 빨간 색만 보고.. 무지 딱딱한 영화인줄 알고 갔습죠...
어깨에 힘 잔뜩 주고, 미간에 내천자 그리면서 봐야 어울리는 그런...
서론은 이쯤하고...
이 영화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볍게 웃음으로 풀면서도 시간의 흐름따라 전개되는 사건을 놓치지 않죠...
뉴스.. 다큐멘터리적인 자료화면과
아들과 그 파트너가 만들어낸, 어머니에게 거짓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낸.. 뉴스...
두가지가 계속 겹치게 되면서 만들어낸 현실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어느 하나 균형을 잃지 않고..
유지해나가게 되죠...
영화에서 주가 되는 건 어머니에게 있어서의 가상현실을 만들어 주는 그런 과정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현실적인 면도 잘 살려냈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기념일 저녁에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자유를 외치고, 그 시위를 진압하는 장면..
영화 전반에 걸친 사건에 시발점이 된 그 장면이죠...
스크럼을 뚫고 나온 사람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리를 꺽어서 부러뜨리는 장면...
진부한 자료화면 나열보다 훨씬 와 닿더군요...
자잘한 소품들이야.. 그 당시 동독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은 사람으로서는 그런 소소한 재미는
알기가 힘들고... 외국인이 '친구'의 소독차 따라가는 풍경이나 자잘한 소품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가장 큰 미덕은 우리에게 대입시킬수 있는 상황...
"통일이 된다면"이란 과제겠죠...
영화에서 처럼.. 서독난민이 아니라 남한 난민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사람도 나올수 있을 거구요...
코카콜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가 물밀듯 밀려가는 상황도 그리 남 일 같지만은 않으니까요...
크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통일까지도 통일 그 이후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얘기죠...
통일이 된다는건.. 반세기가 넘게 떨어져셔 갈라져 살아온 사람들이 다시 합친다는 건...
거창하고 어려운 색깔논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거니까요...
즐겨먹던 오이피클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것처럼 현실적인 인식이 우선해야 하는 거겠죠...
한쪽으로만 치우쳐지지 않는 그런 균형적인 시각으로 말이예요...
결국...
굿바이 레닌이라는 영화...
2시간의 괜찮은 야유였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