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박기형 주연:심혜진, 김진근, 문우빈
<호>[아카시아] 근데 어쩌라고..?
제 8회 부산국제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아카시아"의 관심도는 상당히 높았다고 할 수 있다. 피일 차일 미뤘던 "아카시아"의 개봉도 이 시점에 맞추어 날짜를 조정할 정도였다. "아카시아"의 홍보스타일을 보면 분명 공포, 호러에 초점을 맞추어 으스스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는 것은 영화의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 팬들은 "아카시아"를 공포 영화로 인식하고 영화를 관람할 것이고, 여름도 아닌 늦가을에 개봉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부산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부산에서 이미 보았던 이들도 있을 것이고, 일반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관람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공포, 호러 영화에 속하는가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아카시아"의 기획의도를 보면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소중하게 부여받은 생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인해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하찮게 생각하여, 부모에 의해서 일차적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다시 한번 버려지는 것에 대한 저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는 한가지 고민이 있는데, 그것은 부부에겐 아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숙:심혜진], [도일:김진근] 두 사람 중에 어느 누가 신체의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없다는 것은 가장 큰 불행이다. 그러기에 조심스레 선택한 것이 입양이다. 부부가 합의하에 선택한 입양아 [진성:문우빈]에게 부부는 정성을 쏟지만, 이상하게도 여의치가 않다. 그리고 그렇게 애원하던 아이가 덜컥 생겼으니 부부의 갈등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입양아와 친자식을 놓고 영화는 줄다리기를 펼친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필자는 영화의 흐름이 상당히 못마땅스럽게 다가 왔다. 부부가 선택한 입양아를 놓고 보았을 때 현실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아이를 입양하는 이들은 왠만해서는 갓난아기를 입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가 성장한 상태라면 해맑고 차분한 아이를 입양한다. 또한 보육원이나 고아원측에서는 아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양부모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전제조건을 놓고 보았을 때, [진성]이란 아이는 절대(?) 입양아 대상에서 제외되어야할 아이이다.
[미숙]은 [진성]의 그림을 보고 마치 자신이 기다려왔던 아이란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진성]이 그린 그림을 보게 되면 사람의 형상을 띤 그림은 상당히 암울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기에 과연 정상적인 또래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정상치 않아 보이는 [진성]을 전면에 내세워 "아카시아" 나무에 집착적인 증세를 보여주면서 [진성]이란 아이에게 인성적으로 문제점이 많아 보이게 하는 의도는 관객을 한쪽으로 몰아가려는 계산이 뻔히 보인다는 것이다.
보통 또래의 아이처럼 보이지 않기에, 부부에게 친자식이 생겼을 때, 자신(미숙)이 선택한 아이에게 두려움과 후회스러운 표정과 행동은 관객으로 하여금 동정표를 바라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함에 있어 [미숙]에게 힘을 실어주는 남편 [도일]도 점차 친자식에게 마음을 다해 사랑을 베풀면서 의식적으로 [진성]을 챙겨주는 모습은 가식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 무엇인지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고 있기에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제목을 향기로운 "아카시아"을 선택하고 풀어 가는 방식이 굳이 공포스럽게 그리고 반전에 의한 결과를 친절히 설명하는 표현 방식이 습작수준으로 다가오기에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카시아"는 알다시피 5월이면 향기로 넘쳐난다. 아카시아의 향기를 맡기 위해서는 가시의 찔림을 각오해야 한다. 해맑을 수도 있는 [진성]의 향기를 맡기 위해.. [진성]에게 사랑을 주기 위해서는 따가운 찔림을 각오하고 다가가야 한다는 것인가..? 물론 그러해야 한다. 사랑의 결핍에서 찾아오는 외로움을 공포로 표현한 영화는 [진성]에 대한 애정이 빈약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분명 [진성]이 보다는 부부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느낌이 전달되지 않은 이유는 드라마적인 부분을 공포스럽고 미스테리적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기술적 테크닉에 공력을 쏟아 부어 가벼움에 극치를 만끽하게 했다는 것이다. 불안한 인간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간택된 카메라 워킹엔 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이것이 의도한 것이라면 할 말은 없다]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뚜렷한 제시는 없다. 이것이 영화 "아카시아"가 내놓은 결과물이기에 결국 모두가 피의자란 말인가..?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공포스럽고 미스테리적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기술적 테크닉에 공력을 쏟아 부어 가벼움에 극치를 만끽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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