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시티를 보시고 전체적인 내용이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신 듯 하네요^^: 풀타임 3시간이 넘는 영화를 극장판으로 편집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잘려 나갔고.. 결국 상당히 압축되고 절제된 느낌의 영화가 되어 버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가위질에서도 전체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고 극장판에서도 나름대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판이 나오면 사람들이 친절하지 못한 영화라는 말은 절대 못할겁니다.. 그런 말을 하기전에 웬만한 상업적 영화가 아니면 무조건 영화상영 시간에 맞춰 칼질해 버리는 우리나라 현실을 슬퍼해야 겠지요.. 아마 편집자도 극장판으로 편집하면서 아쉬워 눈물깨나 흘렸을 겁니다. 그럼 일단 영화 내용이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전체적인 내용흐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적인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은 미리 말해 드립니다.. 이제 극장 상영은 거의 끝나는 상황이고 추후에 나올 완전판은 극장판과는 또 다른 느낌일테니 내용을 말씀드려도 상관 없겠지요.. 그리고 미리 내용을 알아도 그 느낌이 퇴색하지 않을만큼 좋은 영화랍니다.. 절대 말로만으로는 그 느낌을 다 알 수 없는... ****************************************************************
2080 년 미래의 서울.. 폭주 사이보그의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MP라는
국가조직에 R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사람이 하루에도 몇명씩 죽어나가는 MP의 생활에서 R은 거친 겉모습을
보이지만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랍니다..
우수한 MP로 생활해나가던 R은 어느날 사이보그 댄서인 리아를 만나게
됩니다...
스스로의 기본성향이 프로그램 되어있고 시간이 한정된 생명을 가진
사이보그지만 그러한 사이보그들도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요..
R이 리아를 만나고 리아를 좋아하게 되면서.. R은 리아가 곧 수명이
다 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합니다...
'귀하의 사이보그의 수명이 7일 남았습니다.. 사이보그가 동작이상을
보이고 기억력의 감퇴가 보이면 Newcom으로 신고를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은 리아를 살릴방법을 찾게되고 이전에 사이보그 전문가이고 이젠 불법
사이보그를 다루는 지로박사를 통해서 리아를 살릴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그로인해 드는 엄청난 돈을 감당하기위해 R은 불법적인 사이보그 매매에
손을 대게 되고 그 때문에 동료가 죽기도 하지요.. 사이보그의 머리를 공격해야
사이보그가 즉사해서 안전하지만 R은 돈이 되는 사이보그의 머리에 있는
인공지능 칩을 얻기위해서 의도적으로 머리를 공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미친놈아 너 때문에 동료 3명이 죽었어!!'
자신이 사랑하는 리아를 살리기 위해 동료를 저버려야 하는 상황..
마음이 따스한 R은 스스로 망가져가고 동료들에게도 일부러 정을 안주고
한없이 야비하고 위태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실질적인 영화의 시작은 여기부터 입니다...)
R은 지로박사에게서 리아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사이보그의 영혼을
인간에게 복사하는 영혼 더빙이라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를 위해서는 뇌의 일정한 부분이 일치해야 하고 그 부분이 리아와
일치하는 것은 빈민가에서 몸을 팔고 있는 시온이라는 여자이지요..
그래서 만나게 되는 시온.. 사실 시온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R을
본 뒤로부터 R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R에게
시온은 자신이 사랑하는 리아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존재일
뿐입니다.. 시온에게 R은 한없이 야비하게 대할 뿐이지요...
영화의 후반부에서 R이 시온에게 '너 몸 파는 여자잖아.. 난 너의
몸뚱아리가 필요했을뿐이야' 라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그때 시온의 심정은 어땠을런지...
하지만 R은 마음속까지 악인이 될 수는 없었기에 토할 정도로 술을
먹으며 사이보그를 위해 사람을 죽여야하는 자신의 상황에 고뇌합니다...
하지만 R이 사랑하는 것은 사이보그인지 사람인지를 떠나 리아라는 존재
자체이지요...
술에 만취된 R은 전재산을 들고 지로박사에게 가서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합니다
'이거 내가 가진 전부야.. 이 일 잘못되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거야..'
그리고 감옥에 갇혔던 지로박사와 나오는 R의 앞에 R의 MP동기이자 유일한 친구인
노마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지로박사의 머리를 서슴없이 총으로 쏴버리는
노마.. 절규하는 R에게 노마는 얘기합니다.. '너는 이용당한거야.. 이 지로박사는
이미 영혼더빙이 끝난 인형일뿐이라고.. 지로박사의 영혼은 이미 폭주 사이보그에
들어가있어.. 시온은 리아가 아니라 지로박사의 영혼 더빙을 위해 필요했던
거라구.. 이제 정신 좀 차려!!'
그리고 한없이 절규하는 R과 피가 낭자한채 쓰러져 있는 지로박사.. 그리고
지로박사의 머리에 보이는 인공치능 칩...
그러던 와중에 시온은 R을 좋아하게되어서 더이상 몸을 팔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신의 몸을 사려던 남자에게 돈을 던져버리고 나오려는 시온.. 하지만 시온은
얻어 맞기까지하면서 결국 몸을 주게됩니다...
울면서 시온이 찾아간 시온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아줌마는 퉁명스럽게 말을
던지면서도 시온을 위로해 줍니다...
'독한년이 울긴 왜 울어 이년아..' '내가 독하긴 뭐가 독해.. 얼마나 여린데..'
그리고 결국 미소를 보이는 시온의 바로앞에서 아줌마는 살해당하고
나중에 시온은 영혼더빙을 하려는 폭주사이보그 사이퍼에게 납치당합니다..
이 폭주사이보그가 영혼더빙된 진짜 지로박사이지요...
그리고 다시 R과 리아...
리아는 이제 수명이 다해가고 살릴 방법이 없지요.. 리아가 죽게되는 날
R은 리아를 리아가 좋아하던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서서히 죽어가는
리아...
소리없이 흐느끼던 R은 긴급소집 호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지로박사로
인해 도시와 자신의 MP동료들이 위험해 졌다는 것을 알게되는 R...
R은 자신의 잘못을 마무리 짓기위해서 지금은 폭주사이보그인 지로박사와
싸우러 갑니다...
'리아 금방올께.. 조금만 기다려..'
리아가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그리고 리아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R은
그렇게 죽을 곳을 찾아갑니다...
폭주사이보그를 물리치지만 자신을 유일하게 끝까지 아껴준 친구인
노마를 잃어버린 R... 죽어야 할 것은 자신인데 대신 죽어간 노마때문에
R은 흐느껴 웁니다...
'노마야 내가 잘못했어.. 제발 눈떠 눈 뜨란 말이야!!'
그리고 납치된 시온을 구한 R은 시온에게 리아곁에 가달라고 부탁한 뒤
자신은 죽기위해 시한폭탄이 작동되기 시작한 곳으로 걸어들어 갑니다...
R이 죽기위해 시온에게서 등을 돌리고 걸어들어갈때 리아는 서서히 사이보그의
수명이 다되어 가면서 R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R을 좋아하고 R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리아는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의 머리뒤에 있는
인공지능 칩을 스스로 뽑아 자살하여 R을 죽는 순간까지 기억하고자 합니다...
머리에서 인공지능칩이 뽑혀 나올때 좋아했던 R의 기억을 모두 회상합니다..
그리고 짓게되는 희미한 미소...
리아가 죽어있는 곳으로 마침내 온 시온은 리아에게 살며시 머리를
기대며 조용히 얘기합니다...
'인형 넌 좋겠다... 사랑해주는 사람도.. 같이 가줄 사람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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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때 생각해두어야 할 점들 ;
1) 영화내에서 기본적으로 R은 선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는 설정이 들어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복선으로만 깔리기 때문에 놓치기 쉽지요.. R이 보여주는 야비한 행동들은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행동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일부러 정을 주지 않으려는 행동이지요 다른 사람에게 정을 주면 도저히 자신의 악한 행동들을 견딜 수가 없으니...
2) 기본적인 철학적 컨셉은 다른 영화에서 많이 차용하고 있으나 이 영화에서 감독은 또다른 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것은 영혼더빙이라는 문제이지요.. 물론 영혼 더빙이라는 개념은 공각기동대에서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영혼더빙을 사람인 지로박사가 하려 한다는 점과 영혼더빙을 위해 다른 사람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점입니다.. 헛되이 영생을 꿈꾸는 사람인 지로박사와 순수하고 단순하게 R을 사랑하면서 결국 자살을 택하는 사이보그 리아를 대비하면서 인간과 사이보그를 비교하고 사이보그란 존재의 순수하면서도 슬픈 존재성에 대해 다시한번 제시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러너보다 한단계 발전시킨 컨셉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블레이드러너에서의 사이보그가 단순히 살고싶다는 욕구를 위해 폭주를 일으킨다면 내츄럴시티의 사이보그는 스스로 뭔지도 잘모르는 순수한 감정때문에 자살을 택합니다.. 이것도 폭주라면 폭주라고 할 수 있겠지요.. 너무나 순수하지만 순수하기때문에 여린 존재 그것이 블레이드러너때부터 이어져 온 사이보그의 컨셉이고 내츄럴시티에선 그 컨셉이 한단계 더 발전된 것이라 생각이 되네요.. 사실 인간이 훨씬 잔혹하다는 메세지들을 이해할 수 있으실런지...
3) 그리고 공각기동대와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상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블레이드러너에서 내츄럴시티로 이어지는 컨셉과 공각기동대의 컨셉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블레이드러너와 내츄럴시티에서는 사이보그의 순수성과 인간을 대비시켜 인간성에 대한 일종의 비판을 겸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공각기동대의 컨셉은 배경면에서는 블레이드러너를 많이 따랐지만.. 인간성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보다는 인간성의 상실을 주제로 담고 있습니다.. 일본작품에서 많이 보이는 전형적인 조직또는 체계에 잠식되는 인간성의 침식과 인간존재의 상실을 깔고 있지요.. 글쎄 과연 동감하실 분이 그리고 이해하실 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에반게리온도 그런 전체에 잠식되어가는 인간존재를 깔고 있습니다.. 일본작품에서 상당히 많이 보이고 일본의 문화적인 컨셉이라고 봐도 좋을정도로 자주 나오지요.. 간단히 말하자면... 블레이드러너와 내츄럴시티에서는 사이보그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각기동대에서는 사이보그가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주인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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