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자신과 동침한 여인네와의 남여상열지사를 한 폭의 그림으로 남기는 조원(배용준)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세상 모든 여자들은 자신의 손아귀에 있노라 자부하는 그 시대의 돈쥬앙? 이라 해야할까.. 권력도 권세도 마다하고, 그저 시와 풍류와 여자들과의 시간을 즐기는 그는,.. 어찌보면,
첫사랑에 실패한 가슴앓이를 끝내지 못하고, 이리 저리 방황하는 여린 영혼을 가진 남자로 보인다.
그 남자를 이리저리 자극하면서 마치 자신의 애완동물 혹은,전리품으로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지닌 사촌누나?(이미숙)는 연기력도 그러하지만, 완숙하면서도 질투에 사로잡혀 어찌할줄 모르는,. 너무나 강한 사랑의 욕망을 견디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겉으로는 방탕하기 그지없는 배용준에게서 맑은 웃음과 함께 건네받은 한 묶음의 들꽃을 고이고이 간직하는 전형적인 여인의 마음을 지닌 여성이라고 하겠다..
얼굴도 못본 남편의 죽음으로 수년을 수절하면서 외로움속에서 그것이 사랑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동경인지도 모르는데도 무조건 그 마음의 한 가닥, 모든 사랑의 가능성을 싹부터 잘라버리는 열녀로 나오는 (전도연)은
내기에 이기기 위해 겁없이 다가오는 배용준의 작태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어찌할줄 모른채 점점 이끌리게 된다.
이 영화의 줄거리가 참으로 재미있는것은,.. 사회적인 혼탁함 신분이라는 제도에 속박당한 여러 인물들이 그것이 여자이든 남자인든 혹은, 지체높은 집안의 자제이던 혹은 천민의 자식이든두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게 되며, 본인 그 자신도 깨닫지 못한 , 상대방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진심을 깨우고, 그것을 통해 두 연인의 마음이 교감하게 된다.
겉으로는 끝임없이 부정을 하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사람은 본인은 계속 부정하고, 그럴리 없다 부정할지라도, 그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금방 그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더 드러나는것이 바로 사랑의 감정일테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 나는 배용준이 자기 자신에게는 혹은 주위 사람에게는 내기에 이기기 위한 동침이라고 떠벌리고, 그렇게 믿고있고, 아니 그렇게 믿고 싶지만, 유일하게, 자신과 전도연의 남여상열지사를 그림으로 남기지 않고, 단아한 전도연의 초상화만을 고이 고이 그려, 후에,.. 자신의 진심과 함께 건네는 장면에서 알게되었다..
사랑에 대한 질투와 암투는 예기치못한 불행을 초래하고,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나지만, 결국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와버린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깨닫게된다는 점에서는 해피엔딩이라고도 감히 말할수 있을것이다.
사랑이 떠나가버린 후 또는 불가능해버린 상황에서 절실히 깨닫는 사랑의 느낌이 그 얼마나 가슴저리고, 아팠을까??
스캔들의 배경시대와는 달리 현대의 우리들은 신분등의 족쇄에 억매여 사랑에 실패하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들은 이제 상대방의 진실된 마음보다는 물질적인 가치기준이라는 새로운 그리고 더더욱 단단한 쇠사슬에 묶여서는, 상대방을 향해 자라나는 사랑의 감정을 싹뚝 잘라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꼬이고, 엉킨 사랑의 사건들을 다 스캔들이라 칭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스캔들에 사로잡혀있으며, 또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스캔들을 만들어 나가게 될런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처럼 사랑이란 언제 시작될지 모르기에, 참으로 어렵고 가슴아프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소중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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