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극장을 나오고 솔직히 "영화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거칠게 말하면 난 민병천에게 굉장한 안타까움과 짜증스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편집이 다시 되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봤을 때는 도대체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모양이다. 사실 좀 놀랐다.
모든 것이 너무 피상적이었다.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도 사실 잘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은 그냥 헐리우드 sf에서 인상적인 장면의 조합 같았다. 캐릭터도 헐리우드에서 뻔히 본듯한 설정들...
오마쥬라고 한다. 그런데 이건 '블레이드 러너'의 리메이크에 가까운거 아닌가? 설마 민병천이 그...유지태를 선배라 부르는 거 컴퓨터 요원 캐릭터까지 오마쥬한것은 아닐꺼다. 그런데 그런 사소한 인물들 하나하나도 헐리우드의 상투적 인물들과 똑같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 유령도 그랬지.
그리고 무턱대고 똑같을 뿐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일본풍 거리는 '일본'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는 미국인의 불안감이 들어있었다면. '내츄럴 시티'의 그 일본풍, 혹은 중국식 도시풍경은 뭐란 말인가? 그리고 진짜 이해안가는 것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만든 사이보그들이 인간의 필요에 의한 유효기간에 따라 움직이는데. 왜? 유효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비실거리느냐 말이다. 기술적으로 부족해서 유효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반란을 일으킬까 우려해 만든 유효기간이라는데. 왜 유효기간이 다가오면 죽어가는 것 같은 반응을 일으킬가? 그건 불량품 아닌가?
난 민병천이 정말 싫다. 그는 마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주인공 같다. 영화를 너무 사랑하지만 자신의 영화는 만들 수 없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민병천이 영화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의 발전에 그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단지 '기술적 발전'에 말이다. 기술도 중요하다. 이 비주얼은 얼마나 놀라운가?
sf의 매력은 비쥬얼이 아니다. 철학이다. sf만큼 철학적인 장르는 별로 없다고 본다. 사이보그에 대한 영화 좋다. 그런데 왜 좀 더 다른 '철학'을 담을 수 없었을까? 남들이 이미 다 말한거, 우리가 다 알고 있는거 말고 자기만의 이야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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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맨날 코메디나 보니.. 머리를좀 굴리며 봐라... 한번에 알겠더만..
2003-09-28
19:46
우정... 난.. 팜플렛에서 스토리 보기까지 유지태와 윤건이 오래된 친구인지도 몰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