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꽁지]"아죠씨, 화정이라구 해요! 앞으로 졸라 잘 부탁드립니다!!" 불어라 봄바람
mublue 2003-08-27 오후 1:35:15 1258   [4]
아유~ 요 구여운 아가씨가 누구였던가?
옆집.. 으례히 동네 번화가 오밀조밀 구멍가게(?)들이 모여있을 만한 그래, 그 옆에나 살포
시 있음직한 물망초라는 다방, 그 레지 아가씨? 어랏! 근데 왠 쫌생이 곰팡이냄새 폴폴 날
릴것만 같은 히스테리주의자 작가냐?

그 주변의 총총히 야멸차게 채워진 주변인들은 재쳐두고서라두 요 변두리같은 두 인물들이
뭘 하는거지?
그래, 어쩌면 80년대를 풍미했던 지금의 아자씨, 아줌마들이나 주의를 기울일만한 캐릭터들일 것이야. 어쩌면, 향수 어릴 수 있지 않어?
어찌보면 작금의 시골 뒷구석 다방행태들를 상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근데 그게 다가 아니면 어쩌지? 그림만 봐서는 둘이서 뭣 땜시 아웅다웅하면서 꼼시락 거리
는지 모르겠네? 아니 그다지 흥미거리가 되어 주지도 못할거 같은데....



봄바람 맞기 전의 본인의 생각이고 그것이었다.
 
그런데 맛있다. 또한 맛난다.
다방커피 아니냐구?
아니다. 발랄한 킨사이다, 그 톡톡 튐에 자판커피 한 모금 뒤섞은 듯 함이랄까?
글쎄, 본인은 군대있을때도 다방은 커녕 주변 구멍에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가기 싫었으니까. 늙은이들이나 가서 시간 진탕질이나 하는 곳이라 치부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촌스럽지 않은가? 어디 갈 데가 없어 다방이더냐?
하지만 거두절미하고, 방금 내가 본 물망초의 화정이, 아니 쫌생이 닭갈비같은 곰팽이 작가
네 이층집 세들어 사는 아가씨, 그 화정의, 쌉쌀하니 얇지만 짙고 담백한 입술과 그 커다란
 두 눈망울에 입맞추고 싶어진다.
더우기 가능하다면 그녀와의 끝없는 동화같은 수다마저도 은근히 행복하겠다.
전혀 텁텁해보이지 않은, 유쾌한 사랑방으로 분한 물망초 소파에 마주 앉아.

두 눈 동그라하니 머슥할 정도로 바라보며, 또르륵 굴러드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을 건넨다.
'아죠씨, 저는요 동물의 왕국을 매주 빠트리지 않고 보거든요?"
마치 작정이나 한 듯, 백치스런 도발인양 톡톡 튀는, 해박하진 않지만 연애소설같은 공상과
동물얘기를 끝없이 주절이는 그녀,
화정에게 동물과 왕국과, 동물원, 그리고 공상은 기다림의 대상에 대한 회한이자, 여린 기억
의 실낫 같은 동아줄인 거다.
자기것만 아는 쫌생이 작가 선국은 자기를 꽁꽁 묶어 죄며, 그 것을 줄기기도 하며, 세상을
자기식대로 조롱하는 전근대주의적 남자다.
애초에 환경과 태생과 생각이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 각 자의 세상이 심드렁하게 일상을
그리지만 그것이 그들과 그 주변에 양념으로써 배어나기도 한다. 어줍지 않은 선국의 작가
라는 친구들, 화정과 그 일파들, 모두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을 그렇고 그런, 아주 일상적 군
상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나서 코믹을 이룬다.
그래서 그렇저렇 잼나고 웃긴다. 군대 군대 폭소적 요소만을 보면 그렇다.
어쩌면 무언가 모자랄 것도, 바닥이 금방 드러나 버릴 것 같은 분위기지만, 그 안에 아리하
게 흘러드는 봄바람스런 드라마가 잔잔히 선을 그려간다.
그리고 그 선이 어우러지듯 자유롭다. 한가롭기도 하고 따스하기도 하고, 때론 어눌하기도,
어정쩡하기도 하다.
잘못하면 너무 늘어나다 질축해진 고무줄이나, 우왁스럽게 잡아당기다 보면 뚝 끊어질 실타
래기마냥 불안한 선이, 아닌 듯 하면서도 살그머니 화정과 선국을 죄고 있던 시간들을 풀어낸다.

난 이 영화의 매력과 미덕을, 복선과의 꼬임을 염두하지 않은 이러한 선과 곡선의 자유로움
이라 표현하길 원한다.
소재와 구도로 봐서도 이렇게 보여질 수 도,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야릇한 만족감 같은
거 말이다.
허기에 지쳐 든든함을 찾는다면 이 영화를 보지 말라.
당신의 배고픈 속은 기다리다 못해 위산을 토해내고 꾸룩거리며 짜증내 할 수도 있을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밥될 만한 거 좀 찾아먹고 난 뒤, 디저트로써 봄바람을 맞아보길 바란다.
디저트치고는 좀 싸구려틱하고 낭만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집어치우고 말이다.



극장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온 본인은 냉큼 뽑아낸 자판커피 한 잔에 맛나게 담배 한 대
섞어 물고 어둑해진 잔 여름 밤 공기를 들이킨다. 잰 걸음으로 떠다니던 오늘, 도시의 매연
도 그다지 짜증스럽지만은 않구나. 호홋…




(총 0명 참여)
1


불어라 봄바람(2003)
제작사 : (주)시네마 서비스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bombaram.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66773 [불어라 봄..] 밴댕이 콩알딱지 짠돌이... sgmgs 08.04.05 1624 2
65419 [불어라 봄..] 조금은 오버스런.. (1) ehgmlrj 08.02.20 2081 2
56940 [불어라 봄..] 괜찮은 느낌의 영화였다.그러나 조금은 아쉬웠던 영화 remon2053 07.08.18 1273 6
47832 [불어라 봄..] 중간도 못간다~ (1) sbkman82 07.02.02 1207 10
46492 [불어라 봄..] 이런 허접스러운~ sbkman84 07.01.14 928 1
20402 [불어라 봄..] [불어라 봄바람]그저 그런 영화인듯... xerox1023 04.05.15 1153 4
20295 [불어라 봄..] 봄바람이 왠말이더냐~ younjini 04.05.10 1075 1
17773 [불어라 봄..] 불어라 봄바람 [★★☆☆☆] jun718 04.01.14 934 4
17221 [불어라 봄..] 명대사 goodnar 03.12.19 889 7
16926 [불어라 봄..] 처음이야. freejazz76 03.12.02 878 1
15444 [불어라 봄..] 잼있게봤어요 (2) b5357695 03.09.17 1103 4
15398 [불어라 봄..] 가을에 부는 봄바람 complexboy 03.09.15 883 2
15374 [불어라 봄..] 참 괜찮은 영화네요. cheon077 03.09.14 1241 10
15279 [불어라 봄..] [봄여름..] 지송 이거 옮겨저요 ys1124 03.09.09 1080 5
15261 [불어라 봄..] 김정은의 연기가 가장 볼만했떤것 같아요^^:; imissm 03.09.07 1146 2
15245 [불어라 봄..] 불어라 봄바람~ 재밌어요!! pullipisle 03.09.06 1194 2
15220 [불어라 봄..] ☆ 보지마세요!!! 시간 아까워.... (2) chany66 03.09.04 1943 5
15215 [불어라 봄..] 추석때 봄바람이 불리니.. yumi20 03.09.04 1077 0
15211 [불어라 봄..] 진짜진짜 재밌는거있져.ㅋ (2) ibbnna34 03.09.04 1272 4
15124 [불어라 봄..] <개점휴업>[불어라 봄바람] 대국민 선동?? emptywall 03.08.29 1393 4
15107 [불어라 봄..] 불어라 봄바람 뻔히 보이는 흥행참패 (9) kanono 03.08.28 2242 13
15101 [불어라 봄..] 안웃을래야 안웃을 수 없는 영화.. (2) comely00 03.08.27 1458 3
현재 [불어라 봄..] [꽁지]"아죠씨, 화정이라구 해요! 앞으로 졸라 잘 부탁드립니다!!" mublue 03.08.27 1258 4
15093 [불어라 봄..] 희구씨 정말 웃겼어요~ uni4you 03.08.27 1075 0
15092 [불어라 봄..] 두둥실 대보름 뜨면 불어라 봄바람... cool9721 03.08.27 946 1
15091 [불어라 봄..] 초반은 유괘하게 중반은 잔잔하게...하지만 끝은...?? (1) leon337 03.08.27 1363 1
15085 [불어라 봄..] 사회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유쾌한 풍자가 돋보이는 장항준표 코미디 kswfan 03.08.26 1109 3
15055 [불어라 봄..] 밑에 알바들 열심이네요 ^^ (1) k3020 03.08.24 1667 8
15052 [불어라 봄..] [불어라 봄바람]산뜻하고 기발한 봄바람 같은 폭소탄!! julialove 03.08.24 1216 4
15038 [불어라 봄..] 역시 김정은님~ cmhxz 03.08.23 1069 2
15034 [불어라 봄..] 나도 저런 사랑을... moviepan 03.08.23 1018 5
15033 [불어라 봄..] [불어라봄바람]유쾌하면서 가슴따뜻한 영화 yunny72 03.08.23 1087 2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